앉은뱅이밀 사워도우
우선 밝히자면 100% 앉은뱅이밀만 사용한 건 아니다.
비중으로 봐서 가장 많다는 것일 뿐이다.
사워도우를 구워내던 초보자 시절에 제일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있었는데...
통밀이나 호밀을 별로 넣지도 않았으면서 통밀빵, 호밀빵이라고 부르는 게 사기같이 느껴졌었다.
제빵을 계속 해보니 다 이유가 있다.
내 기준으론 소비자 입맛이 가장 큰 고려 사항인 듯 싶다.
제대로 된 통밀빵, 호밀빵을 만들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먹지 않는다.
사워도우 덕후라는 분들도 수업에 와선 흰 사워도우빵 위주로만 골라 먹고 간다.
그러니 대중은 오죽하겠나.
호밀 17%만 들어가면 굳이 예민한 입맛이 아니더라도 손이 가지 않으니 시중에서 10% 언저리로만 통곡물을 배합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두번째 고려 사항은 제빵성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재료만 100% 쓰고 싶어도 빵이라는 게 기준이 있다 보니 강력분 베이스에서 기대되는 크럼, 통밀이나 호밀 베이스에서 기대되는 크럼, 그 양단 간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애매한 기공이 나오면 비주얼도 나쁘지만 맛도 좋은 편은 아니다.
앉은뱅이밀은 거의 전분 같은 느낌의 알갱이가 특징.
제과에서는 많이 쓰지만 빵에 쓰기엔 애로사항이 많고 사워도우엔 쓸 수 있으나 이스트빵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워도우는 끈적거리는 특성상 글루텐이 적어도 크럼을 붙들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이게 과하면 떡이 된다.
반면 이스트 빵은 이스트로 인해 빵 표면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글루텐이 적으면 크럼이 부서진다.
안 부풀고 -> 기공이 거의 없고 -> 그래서 떡질 가능성이 높은 앉은뱅이밀을 사용하기 위해 이런저런 보완책을 사용해봤다.
농가밀은 레시피 짜는 게 쉽지 않아서 포스팅을 금방 금방 채울 수 있을 만큼 다작을 하기 어렵다.
뜸하게 올라올 수밖에 없기에 내겐 하나 하나 귀하다.
< 사전 반죽 >
100% 사워도우 발효종 |
5g |
금강밀 백밀 강력 |
45g |
물 |
40g |
< 본반죽 재료 >
사전반죽 전부 |
|
앉은뱅이 백밀 |
200g |
금강밀 통밀가루 |
30g |
물 |
130g |
소금 |
3g |
꿀 |
10g |
사워크림 |
15g |
* 꿀과 사워크림이 들어갔지만 단맛은 못 느낄 정도로 없다시피하고
느글거리거나 기름기가 느껴지는 크럼도 아니다
< 소요시간 >
오토리즈 |
30분 |
1차발효 |
4시간 |
2차발효 |
1시간 30분 - 2시간 |
굽기 |
240도 예열, 뚜껑 덮고 10분, 뚜껑 열고 220도 25분 |
* 10월 기준이므로 만드는 환경에 따라 발효 시간과 수분량 조절 필수
* 완전히 식히지 말고 바닥이 따뜻할 때 밀봉해서 껍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 크러스트가 얇게 나오는 빵이다
* 무쇠 뚜껑을 여닫는 방식이 아닌 스팀 기능을 이용할 경우
크러스트가 두껍고 씹지 못할 정도로 단단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으므로
열과 스팀양 조절에 신경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