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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책/내가 만든 책

논픽션 사워도우 vol.2 - 레시피 북

by 필리젬마 202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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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사워도우 vol.1은 대부분의 페이지를 어떻게 사워도우빵을 만드느냐에 할애했다.

그 때 욕심을 부려서 레시피를 꽤 많이 실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물론 그 당시 우리나라 제빵계는 사워도우빵에 대해 극소수의 얼리어답터들만 관심을 갖고 있었고 자연스레 관련 레시피가 많지 않아서 더더구나 레시피를 많이 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두번째 논픽션 사워도우 책을 준비하는 동안, 1권을 구입하지 못한 분들은 제빵 이론에 대해서도 세세히 실어달라는 부탁을 꽤 많이 했었다.

하지만 1권이 나갔기 때문에 2권에서 똑같은 내용을 되풀이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독자들 중 많은 수는 이미 1권을 읽은 분들이니까.

 

 

실제로도 이번에 진행된 논픽션 사워도우 vol.1 편집본 새 책, 'Sourdough for Home Bakers' 후원 규모는 1권을 이미 구입한 분들의 30% 수준도 안 됐다.

이미 사서 볼 사람들은 거의 봤다는 얘기.

 

 

 

 

어쨌든 vol.2는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1권을 이미 구입한 분들을 위해 진행되었다.

제빵 이론은 중요한 부분 위주로 크게 빠뜨리는 것 없이 장황하지 않게 간략히 서술하고...

대신 레시피를 고급화 하는 전략을 짰다.

 

 

레시피는 한 두 개 정도를 제외한다면 모두 클래스 때 나갔던 것들이다.

대신 똑같은 것 하나 없이 모두 업그레이드시켰다.

 

 

클래스를 하다 보면 시간상 뺄 수 밖에 없거나 그때 그때 오신 분들 취향에 맞게 재료 수정이 잦은 편이다.

그래서 책으로 엮는 과정에서는 원래의 의도를 살리거나 클래스 때문에 바빠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접목시켰다.

 

 

 

 

향신료를 적극적으로 쓰고 밀가루도 다양하게 시도했다.

특히 밀가루는 사워도우와 만날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료이므로 굳이 구입처까지 기입하진 않더라도 상품명을 분명히 적어두어 검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vol.2를 구입하신 분들 중엔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밀가루를 처음 접한다는 후기를 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밀가루의 경우 비슷한 대체재를 거의 다 적어두었다.

매우 일반적인 미국 다크라이와 통밀가루를 기본으로, 다른 호밀이나 통밀을 쓴 레시피는 미국 제품으로 대체가능하도록 했다.

 

 

vol.1에서는 사워도우 빵을 만드는 방법이 이스트 빵과 어떻게 다른지에 초점을 두었다면...

vol.2에서는 사워도우 빵을 만들 때 재료의 특성이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준비하는 동안 재료간 궁합을 공부하고 따져보는 일련의 작업에서 많은 공부가 됐다.

 

 

 

 

이 책도 재작년 연말 텀블벅 후원과 함께 몽땅 소진되었다.

택배 다 부치고 나면 오류로 1-2권 남을수도 있건만 vol.2는 진짜 한 권의 여분도 없다.

없으면서도 이런 포스팅을 왜 쓰는지... 이런 책도 나온 적이 있었다고 알리면 혹시 선량한 독지가의 힘으로 재출판이 될 지 누가 알까.

 

 

 

 

 

돈XX 하면서 만드느라 디자인이며 제본이며 진짜 예쁘게 만든 책이라서 원가가 무서웠던 책이었다.

2020년에 나와서 망정이지 작년 원자재값 폭등 때 기획했다면 영영 출판 못할 뻔 했다.

팀에서 디자인한 굿즈(파우치와 책갈피)도 예뻐서 펀딩 진행하면서 나름 자부심이 있었다.

 

 

 

 

 

처음 책 낼 때부터 주문 수량만 만들고 재고 없앤다는 방침을 세웠고 지금도 유지 중이다.

독립 출판 운영하면서 필요없는 적자를 막기 위해서 시작되었지만 간혹 찾는 분 많고 죄송하단 말만 되풀이 할 때면 재고가 아쉽긴 하다.

그래도 출판해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 같다.

산 같이 쌓여 있던 책이 모두 포장되어 나가버리고 나면 속이 후련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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