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사워도우를 뒤늦게 알게 된 분들이 2020년 논픽션 사워도우 vol.2 펀딩에 많이 참여하셨다.
그중 어느 분이 초보자여서 그런지 2권이 너무 어렵다고 후기를 주셨던 기억이...
2권에 대한 정보는 여기(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93).
2권은 1권을 이미 후원하신 분들 입장에 맞춰 제작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제빵 방법은 놓치지 않고 실었지만 초보자 입장에서는 뭔가 생략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1권 직접 보시면 더 모르겠다, 더 어지럽다 느낄 확률이 99.99999%....
사워도우는 쉬운 빵은 아니다.
참고로 첫 책이었던 1권에 대한 정보는 여기(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83).
그래서 논픽션 사워도우 vol.1을 재출판 해보자는 기획을 하게 됐고 하반기 졸도 직전까지 갔었다.
작년 연초 견적이랑 정작 책이 나와야 할 시점의 견적에 원가 차이가 어마어마어마어마...
원자재 값 올랐다는 얘긴 질리도록 들었지만 책값도 피해가기 어려웠다.
그간 우리가 돈XX 하면서 책 퀄리티에 엄청 힘 준 건 사실이지만, 이번엔 실용적으로 스프링 제본으로 갈아탔음에도 권당 원가가 그 두꺼운 1권 실 제본(양장 제본) 때보다 더 비쌌다.
경제 논리 따지면 이번 새 책은 나오면 안 되는 거였다... 원가가 책값의 절반이 넘었으니...
논픽션 사워도우 vol.1에 비해 양을 많이 많이 줄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 같은 덕후들이야 미생물 종류나 역할에 대해 관심있지 그냥 레시피대로 빵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그런 게 있다는 정도만 알아도 충분한 내용들이 1권에 많았던 것도 사실.
그래서 싹 다 걷어내고 제빵에 필요한 부분만 추렸다.
물론 그런 언저리 지식까지 갖게 된 덕분에 사워도우를 더 잘 이해하고 더 쉽게 접근하는데 분명 도움은 되었지만 나의 경우가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욕심을 버린 게 이번 책이다.
쉽게 술술 읽히는 그런 내용 구성이다.
스프링 제본이라서 넘기기도 편하고 실용적이다.
디자인 실장님은 내가 책을 처음 의뢰했던 때, 은근 스프링 제본을 추천하고 싶었다고 했다.
근데 내가 책 같지 않다고 받아들일 것 같아 일부러 말을 아꼈다고.
책을 여러 권 만들어 보니 돌고 돌아 내가 알아서 스프링 제본을 찾게 된다.
달력 재질이라 약간 빳빳해서 스프링 제본이라도 종이가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작했다.
인쇄도 잘 나왔고 행간도 넓게 잡아서 읽기도 편하다.
첫 인쇄였던 1권이나 이번 편집본 새 책이나 사워도우에 관한 제빵 이론은 상세히 실었다.
1쇄본보다 말을 좀 더 다듬었고 카테고리도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새로 끼워넣은 챕터도 있는데 그것 때문에 1쇄본 있는 분들이 편집본 새 책을 구입할 필요까진 없었다.
내 책이 다른 사워도우와 차이가 있다면 실패 사례를 충분히 다뤘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실패한 빵 사진을 원인별로 정리하여 왜 이렇게 잘못 나왔는지 설명을 충실히 달았고 그건 1쇄본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첫 텀블벅 펀딩에서 성공한 이유도 그런 차별점이 다른 책과 구별짓는 기준이 되었기 때문인 듯.
그 성공을 기점으로 내는 책마다 펀딩에 성공했으니 나는 죽었다 깨도 내 후원자들을 잊으면 안 된다.
이번 새 책, Sourdough for Home Bakers 에서는 레시피를 많이 줄이는 대신, 공부하는 느낌으로 구성했다.
부재료가 10%부터 조금씩 늘어날 때마다 변화하는 빵 생김새를 관찰해 보면 자신이 선호하는 빵의 기준이 금방 생기리라 믿는다.
대체재에 대한 설명도 레시피에 충실히 담았으니 초보자일 경우 크게 무리없이 재료에 접근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편집 디자이너가 지금까지 냈던 책 중 가장 맘에 들어했다.
vol.2는 진짜 책이 이뻤고 디자이너도 그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 책은 그 친구에게 남다른 것 같다.
애기 등에 업고 만들어야 했던 아사리판 와중에 1쇄본과 2쇄본에 나왔으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에 확 날려버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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