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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 재료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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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종류도 많은 호밀 혹은 호밀가루 도대체 어떤 호밀가루를 써야 할까? 호밀빵을 만들기 위해 단단히 마음 먹은 사람들에게 부딪히는 문제다. 레시피 국적에 따라 모든 재료가 혼란을 가져오지만 그중 가장 혼란을 많이 야기시키는 재료가 호밀이다. 독일 레시피의 호밀과 미국 레시피의 호밀은 다르다. 초보자일 경우, 독일 레시피를 아무 생각없이 참고하다간 큰 코 다친다. 미국에서의 호밀이란 세 종류다. 우선 다크 라이(dark rye)와 라이트 라이(light rye). 이 둘은 주로 밥스레드밀(Bob's Red Mill)에서 판매하는데 우리나라엔 다크 라이만 들어왔었다. 더 이상 이 회사 다크 라이는 수입되지 않는다. 다크라이는 매우 입자가 굵은 상태의 호밀가루다. 진한 회갈색의 기울이 선명하게 보이고 향도 강하다. 대체로 호밀 발효종을 만들 때.. 2023. 10. 4.
1시간만에 부풀리는 풀리쉬??? 풀리쉬에 대한 오해 사전 반죽(preferment)이라는 건 꼭 사워도우에만 적용되는 졔빵 단계는 아니다. 이스트 반죽에도 사전 반죽이라 부르는 스타터가 있다. 풀리쉬(poolish), 비가(biga), 스폰지(sponge), 보통 이 세 가지가 이스트를 쓰는 스타터라고 할 수 있다. 올드 도우(old dough)라고 해서 전날 반죽 일부를 떼어 보관했다가 당일 반죽에 포함시켜 풍미를 향상시키지 위해 쓰는 방법도 있지만 이건 스타터라고 보긴 어렵다. 풀리쉬는 사워도우 스타터와 매우 흡사하다. 물과 밀가루를 무게 대비 1:1로 섞은 후 극소량의 이스트를 넣고 최소 6-8시간 길게 12시간씩 발효시킨다. 두 배로 부푼 풀리쉬는 본반죽에 섞어서 사용하고 추가로 이스트도 배합한다. 스타터만 발효되면 본반죽 발효는 문제 없는 사워도.. 2023. 9. 22.
유기농 이탈리아 통밀가루 - 라 그란데 루오타 작년에 써보고 너무 맘에 들어서 언제 들어오나 오매불망 기다렸던 재료가 드뎌 입항했다. 유럽 재료 쓰다 보면 이쪽 제분 기술에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네덜란드 스펠트가 그랬고 스페인 스펠트가 그랬고 프랑스 비롱 통밀 T150도 그랬다. 이번 이탈리아 통밀가루가 또 그런 스타일의 입자다. 미국식, 독일식 제분은 똑같은 맷돌 제분이라고 해도 이런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두드러진다. 미국과 독일식 통밀가루는 통밀 통째로 엄청 곱게 으깼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입자다.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식 통밀 제분은 밀기울이 제법 큰 사이즈로 얇게 섞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훨씬 더 거칠어 보이지만 제빵성은 매우 좋은, 그야말로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익숙한 밥스레.. 2022. 9. 1.
햇 앉은뱅이밀 테스트 - 태안 밀꽃 6월이 되면 날짜를 보며 바짝 긴장하는 편이다. 곧 햇밀이 출시될 시즌이 다기오기 때문. 겨울밀은 11월에 파종하고 6월 말 - 7월에 추수를 하는 편이다. 이 시기를 기다리다 일이 바빠 한참을 잊었다가 생각나던 해도 있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이때가 되면 나중에 잊어버릴지언정 최대한 기억하려고 전화 문의를 넣는데... 올해는 비가 적어 가물어버린 탓인지 추수가 늦어졌다고 한다. 그 바람에 준비도 안 된 농가에 두 어 번 연락을 넣은 것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광복절 전날 마르쉐에서 햇밀 행사가 있었는데 밀꽃도 그때 나갔다고 들었다. 마르쉐 장이 열리기 며칠 전에 연락을 드려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내가 계속 기다리는 게 안쓰러워 그러셨는지 작은 샘플을 하나 보내주셨다. 예상치 못한 샘플에 감사한 마음으.. 2022. 8. 20.
버터밀크 vs 짝퉁 버터밀크 한여름 에어컨 없는 방에서 만들기 딱 좋은 게 버터밀크. 사실 외국에 살면 굳이 어렵게 만들 필요도 없이 수퍼마켓에 즐비하다. 만드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 1) 생크림을 처닝한 후 버터가 엉기고 난 다음 생기는 액체, 요게 버터밀크 2) 버터밀크 종균으로 발효시킨 몽글몽글한 액체가 버터밀크 1)번으로 만든 버터밀크는 오리지널이라고 보긴 어렵다. 버터를 처닝하고 생긴 수분이 버터밀크인데 색깔이 무지방 우유처럼 매우 묽은 느낌이 난다. 처닝은 별거 없다. 생크림을 병에 넣고 버터가 생길 때까지 흔들어 주거나 수분이 빠져나와 지방만 엉길 때까지 생크림을 과하게 휘핑하면 된다. 우리나라 우유는 옥수수 먹인 소에서 나오기 때문에 버터가 노랗지 않다. 따라서 생크림도 하얗고 당연히 처닝하면 하얀색 버터가 나온다... 2022. 6. 19.
이름도 많은 옥수수 가루 종류 옥수수도 호밀만큼이나 가공 상태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양해서 외국 레시피에 콘 어쩌구 어쩌구 올라오면 무슨 재료냐고 묻는 경우들 꽤 많다. 우선 콘 플라워(corn flour)는 옥수수 입자를 최대한 곱게 간 가루다. 소량 넣고 이스트 빵을 만들거나 제과에 적합하다. 이걸로 스프도 끓일 수 있는데 꽤 잘 나온다. 다음으로 콘밀(corn meal)... corn flour보다 입자가 크고 거칠다. 호밀 입자 중 하나인 다크라이(dark rye)도 whole rye meal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체로 meal이라고 일컬을 경우, 거친 입자의 가루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추수감사절 음식 중 콘밀 브레드가 있는데 이스트를 넣은 브레드가 아닌 베이킹 파우더를 넣은 퀵 브레드라서 거의 파운드 케익에 .. 2022. 3. 2.
홀스펠트 가루 - 루마니아산 유기농 스펠트 * 현재 수입 진행 중인 제품 사용 스펠트는 좀 애매한 재료다. 루마니아산 유기농 스펠트를 테스트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업체쪽 실장님의 매우 솔직한 의견이었다. "좀 애매하긴 하죠. ㅎㅎㅎ" 피차 과장된 결과물을 줄 생각도 받을 생각도 없다는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나는 뭐든 억지로는 못한다. 어찌보면 마케팅에 최악인 사람일지도. 스펠트는 글루텐 함량이 적고 고대밀까지는 아니어도 옛날옛날부터 지금까지, 특히 중북부 유럽에서는 생각보다 꾸준히 써오면서 건강 재료로 제대로 자리매김한 재료다. 문제라면 스펠트가 문제가 아니라 근대밀이 문제다. 우리 입맛이 근대밀에 매우 익숙해져 있고 모든 레시피가 그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스펠트가 난감한 재료로 인식될 수밖에 .. 2022. 2. 4.
부재료는 어디까지가 적정선일까? "저는 호두를 너~무 좋아해서... 빵에 좀 많이 넣고 싶어서... 이보다 더 많이 넣고 싶은데요." 처음으로 클래스를 열었을 때 견과류 빵을 만들면서 들었던 얘기다. 내 레시피에 들어간 호두 양이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많이 드시라고 했다. 다들 깔깔 웃었다. 10년 전쯤 어느 블로그 포스팅에서 견과류를 엄청나게 넣은 빵을 본 적이 있다. 직접 만든 게 아니라 배달로 구입한 유명한 빵집 제품이라 소개했던데 브랜드 이름은 없었다. 안타깝게도 호두가 너무 많아 발효가 거의 안 된 천연발효종 빵이었다. (그 당시엔 사워도우는 팔지 않았고 대체로 건포도나 무화과로 만든 과일액 천연발효종이 대세) 발효도 안 된 생 밀가루 반죽에 가까워 보이는 그 빵을 맛있다고 포스팅한 분은 위장 튼튼하게 타고.. 2022. 1. 24.
biga, 비가에 뒤통수를 맞다(수정: 사진 추가) 이탈리아 00 밀가루, 최소한의 이스트 양, 덕분에 닳도록 쓰고 있는 1g 스푼. 이 재료와 이 도구로 요즘 열심히 테스트 하고 있는 빵은 치아바타. 사워도우 오프라인 수업이 한창일 때 치아바타 수업은 안 하냐는 질문도 가끔씩 들어왔다. 나는 치아바타와 바게트를 사워도우 레시피로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강력분으로 구현하기엔 현지 유럽 밀가루의 특성과 매우 상반된다. 에피소드를 하나 들자면... 예전에 사워도우 치아바타 만들어 두고 잠깐 외출한 사이 시부모님이 드시려고 '시도'하신 적이 있었다. "무슨 빵이 저렇게 단단하니... 칼도 안 들어가더라." 강력분으로 만든 사워도우 치아바타는 그런 식감이다 - 콘크리트 크러스트. 어쨌든 이런 치아바타를 이탈리아밀도 들어오겠다, 비가biga로 시도해 보다가 뒤통.. 2021.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