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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 재료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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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머치 이스트??? 코로나 때문에 패닉이 되어버린 작년의 미국과 유럽 마트에서 제빵 재료가 동났던 일이 발생한 건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이스트고 밀가루고 다 바닥나버린 상황에서 이스트를 조금이라도 아껴쓰는 묘책 중 하나로 관련 기사나 글이 꽤 나왔다. 발효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 이외에 제빵엔 별탈 없다는 것이 대부분 글의 골자다. 그럼 그렇게 만들어도 되는 빵에 왜 이스트를 1-2%씩 넣어야 했나? 제빵을 안 해본 사람들은 이스트 빵에 많이 적용하는 이스트 양 1-2%라는 숫자가 매우 미량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빵 한 번이라도 만들어 봤다면 보통 한 봉지에 브랜드에 따라 4-7g 정도 들어있는 이스트가 얼마나 많은 양인지 알게 되고, 계량이라도 하게 되면 1g을 재기 위해 이스트를 야금야금 퍼.. 2021. 8. 10.
이탈리아 밀가루는? 연질밀 vs 경질밀 ** 파네토네 제빵 원리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참고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62 이탈리아 밀가루 카푸토를 쓰면서 제품 설명에 붙은 soft wheat라는 말에 무릎을 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탈리아 밀가루를 이제 접했지만 벌써 50% 정도는 이해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유럽 제빵은 소위 그쪽 표현으로 strong flour에 대한 로망이 매우 크다. 왜냐... 유럽은 연질밀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 북미에서는 강력분을 strong flour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렇게 쓰면 완전 콩글리쉬에 가까울 뿐이다. 미국에서 강력분은 bread flour(빵용), 중력분은 all-purpose flour(다목적), 박력분은 cake flour(케익용)라 불린다. 워낙.. 2021. 5. 1.
곰표 강력분을 다시 쓰다 사워도우 처음 시작할 때 썼던 제품이 곰표 강력분이었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외국 유기농 밀가루가 지천에 널렸던 것도 아니었다. 그 와중에 호주산 브랜드는 일찍부터 들어와 있었지만 그때 썼던 키알라는 (내 기준에) 사워도우 깜빠뉴 계통엔 그닥~ 맥선도 별로~ 그래서 벰탯을 알게 되기 전까진 꾸준히 곰표를 썼었다. 요즘은 곰표 중력분이나 보이지 강력분은 모두 온라인으로 들어가버린 듯하다. 아무리 찾아도 백설 강력분은 있어도 곰표 강력분은 수퍼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 예전 수업할 때 부산에서 올라온 제빵사 청년이 있었는데 같이 얘기하다 보니 곰표 강력분이 화제로 올라왔다. 이제는 베이커리 사장님이 된 그 청년은 자신이 써 본 일반 수퍼 브랜드 중 곰표가 제일 맛.. 2021. 4. 22.
버터밀크 파우더, 탈지분유 맛이 싫다면 시도해 보자 '버터밀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아마 우유와 레몬즙 아닐까 한다. 미국에서 버터밀크가 지천에 널려 있을 때 단 한 번도 사서 써볼 생각을 못했나 몰라. 그땐 버터밀크 없으면 우유에 레몬즙이나 식초 넣어서 만들면 된다길래 그런 걸 굳이 사서 쓸 필요가 있나 하는 무식한 생각을 했더랬다. 버터밀크가 발효한 우유라는 걸 알았으면 진작에 썼겠지. 하다못해 그냥 팬케익도 진짜 버터밀크와 짝퉁 우유식초와는 비교 대상이 안 된다. 제과제빵 좀 한다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우유+레몬즙=몽글이 우유'는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진짜 버터밀크의 상태만 이미테이션 한 것. 생물학적으로 발효가 진행된 버터밀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2015년쯤 집에서 버터밀크를 직접 만들었던 한가한 그때. 물론 젖산균을 따로 .. 2021. 4. 15.
플랙씨드 vs 치아씨드 건강 식품으로 대두되면서 플랙씨드가 흔해졌고 꽤 오래 전이지만 식품전시회에 가보니 건강식으로 하루 한 숟갈씩 먹으라고 조언(?) 아닌 조언도 하더라. 그 까칠한 게 부지런히 씹는다고 쉽게 목구멍을 넘어가나 잘 모르겠다만... 심지어 밥에 잡곡처럼 넣어 먹으라는 업체 말을 듣고 먹어나 보고 저런 소릴하나 싶었다. 식감은 그렇다 치고 밥에 어울리는 풍미는 절대 아니다. 여담으로 아직도 플랙씨드를 아마씨드로 명명하며 판매하는 곳이 꽤나 많다. 아마씨면 아마씨지 아마씨드는 뭐냐, 그렇게 부를거면 참깨도 참씨드라고 하던가. 들씨드, 호박씨드, 신났네... 이마트에 한 번 전화해서 뭐라 할까 싶었다가 꾹 참고 버틴 지 5-6년 이상 된 것 같은데 그 사이 제품명이 바뀌었는지 확인은 안 해봤다. 플랙씨드는 독성이 있.. 2021. 3. 13.
난(naan), 아타 통밀가루 그리고 짝퉁 미국에서의 인도 음식이 본토 맛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우리나라 인도 식당에서 난naan을 먹을 때마다 미국 인도 식당이 본토에 가깝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느 나라 음식이건 다른 나라에 들어가면 현지화되기 마련이지만 커리맛은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 난naan은 글루텐을 억~~~수로 잡아서 가죽처럼 질기다. 최근에 남편이 인도 커리를 건대에서 배달시켰는데 사모사도 제대로고(다른 데서 먹은 건 감자는 오데가고 양배추만 가득...) 커리도 달지 않았다. 바스마티 쌀까지는 차마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니 오케. 어디든 한국쌀 고두밥으로 지어서 파니까... 하지만 난naan은 정말 어쩔 수가 없나 보다. 한 조각 남은 난을 두고 애 둘이서 양쪽 잡아 당기며 서로 먹겠다고 다투는데 안 끊어진다. 이게 고무줄이 .. 2021. 1. 18.
몰라세스, 사워도우를 만나다 미국에서는 그래험 크래커를 어린이 건강 간식쯤으로 여긴다. 대체로 꿀을 넣어서 만드는데 내가 찾은 레시피는 매우 드물게도 몰라세스를 사용했다. 요즘은 해외직구가 많아서 사이트 들어가면 다양한 몰라세스가 좌르륵 나오지만 그 당시 마트에 가니 긴 병에 할머니 그려진 브랜드 딱 하나. 그렇게 만든 그래험 크래커는 거의 로투스에 가까운 맛... 계속 집어 먹는다. 아직도 그 레시피는 가끔씩 생각나는, 그러나 귀찮아서 만들기 싫은 고대 유물쯤으로 남아 있다. 몰라세스를 이스트빵에 넣은 레시피를 발견했을 때 그래험 크래커에서의 환상을 기대했다. 환상은 지옥으로 끝났다. 이스트빵을 아비규환으로 만든 몰라세스, 너무 강하고 너무 역겨웠다. 이 재료가 사워도우와 찰떡 궁합임을 알려준 사람은 테레사 그린웨이. 미국 홈베이.. 2021. 1. 12.
코리앤더, 그 달달하고 상큼한 향 논픽션 사워도우 vol.2에 코리앤더 간 것을 넣고 아인콘 사워도우를 만들었다. 지인이 그 빵을 만들고 인스타에 올리면서 아인콘의 그 생경한 쇠맛(?)이 싫었는데 내 빵은 향기롭다고 평가해줘서 고맙기 이를 데 없었다. 코리앤더는 빵에 잘 매칭하면 정말 좋은 재료지만 쓰는 법을 많이 모르는 것 같아서 소개해 본다. 요새 우리나라 사람들도 베트남 쌀국수에 듬뿍 넣어달라 하는 고수의 씨앗이 바로 코리앤더다. 실란트로라고 영미권에서 부르는 고수가 우리 입맛에는 많이 센 것 같지만 미국에서 먹었던 고수는 방향제 수준으로 향이 강하다. 쌀국수에 실란트로 수북히 올려 향기에 폭삭 젖은 그 국물을 들이키곤 했으나... 귀국하고 지금껏 먹어본 쌀국수엔 그런 강렬한 한 방을 적셔주는 고수는 한 잎도 없었다. 쓸어 담아도 .. 2021. 1. 11.
난해한 연구 대상, 금강 통밀 이번에 출판된 논픽션 사워도우 vol.2에 금강 통밀빵을 실었는데 엄청난 스트레스 끝에 나온 만큼 매우 아끼는 레시피다. 원 레시피는 프랑스 비롱 T150 통밀가루로 만들었기에 스트레스가 더 컸다. 왜냐... 원 레시피가 정말 빵 잘 나오고 맛도 기가 막혔기 때문에 결은 다르지만 금강 통밀로도 멋진 통밀 사워도우빵을 만들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금강 통밀을 쓰다 보면(이스트빵 만드시는 분들은 어떻게 쓰시는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고민에 봉착한다. 반죽에 많이 넣고 싶은데 많이 못 넣겠다. 스톤 그라운드 방식이라 입자가 굵어서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글루텐에 부담에 준다. 소량 넣는 셈치고 쓰기엔 통밀 이름이 아깝고 통밀빵으로 만들자니 밥스 레드밀 수준으로 넣으면 빵이 망한다. 작년에 우리밀 테스트 하면.. 2021.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