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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 재료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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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분 방식 : 스톤 그라운드 vs 롤러 통밀을 쓰다 보면 제분 방식에 대해 상식선에선 알고 있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수업 때 관련 질문이 나오면 간략하게나마 알려드리는데 나도 제분 회사에 근무하는 건 아니다 보니 상식 그 이상을 벗어나는 범주는 알지 못한다. 나처럼 실제로 밀가루를 소비하고 테스트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알면 좋을만한 제분 방식을 간단히 정리하려고 한다. 수입 통밀을 구입하다 보면 겉봉지에 적혀 있는 스톤 그라운드라는 표현을 곧잘 보게 된다. 쉽게 말해 맷돌 제분 방식인데 그야말로 통밀 통곡을 그대로 내리찍어서 만들기 때문에 배아, 밀기울도 모두 같이 제분하게 된다. 밀의 영양소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건강한 통밀가루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롤러식 제분은 약간 다르다. 맷돌 제분에 비해 힘이 약하기 때문에 .. 2021. 1. 9.
텔리오글루 유기농 강력분 처음 벰탯 유기농 강력분을 썼던 이유가 가성비 때문이었는데 텔리오글루도 마찬가지다. 재작년 말에 샘플로 받은 후 뭘 테스트 해볼까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어 냉동실에 한동안 방치했다. 작년 중반께 코로나로 쉬면서 그간 직업병으로 앓던 만성 골반 통증이 악화되면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식빵을 만들다가 지금까지 텔리오글루를 사용 중이다. 닭고기(?) 식빵을 좋아하는 (홈)베이커에게 만족스런 글루텐은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 텔리오글루 정도라면 사워도우 식빵으로 괜찮다. 후기 보면 괜찮던데 다들 어떤 빵을 만드시는지 알 수가 없으니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일단 사워도우 특징상 글루텐 아무리 잘 잡아봐야 미생물 분해 때문에 완성빵에서 이스트 조직 같은 글루텐은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 조직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이.. 2021. 1. 5.
내맘대로 홈메이드 사워크림 만드는 팁 아주 옛날~ 내가 좋아했던 시트콤 Will & Grace. 남자 주인공 Eric McCormack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초간단 묻고 답하기 코너에 열 댓 가지 질문을 그에게 던졌고 그 중 하나... Q. 집 냉장고에 항상 있는 재료는? A. 사워크림... 언젠가는 다 먹는다. 이 대목에서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미국 사람도 사워크림 다 비우기는 쉽지 않구나 싶었다. 뭐든 팔았다 하면 특대 사이즈 미국에서 희한하게 사워크림은 작은 사이즈로도 판다. 그걸 다 못 먹어서 변질되기 일쑤건만 귀국하고 보니 한국에선 작은 용량의 사워크림을 안 판다. 사실 유통기한 좀 넘어도 곰팡이 피지 않으면, 특히 적절한 온도로 김치 냉장고에 놔두면 말도 안 되게 오래 먹을 수 있는 게 사워크림. 너무 오래 갖고 있는.. 2020. 12. 27.
앉은뱅이밀 글루텐은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질적으로 그리 우수한 건 아니다. 전분기가 많이 느껴지고 밀을 한움큼 쥐었다 폈을 때의 느낌이 딱 박력분이다. 그래서 앉은뱅이밀은 굳이 우리밀을 고수하지 않는 작업자들 사이에서도 괜찮은 박력분 대용으로 인기가 좋은 좋다. 보통 해마다 앉은뱅이밀 통밀과 백밀은 수확 후 마켓에 나오자마자 품절되기 일쑤였는데 올해는 아직 판매 중이다. 앉은뱅이밀은 백밀과 통밀로 제분해서 판매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앉은뱅이 백밀만 사용하는 편이다. 이스트빵에 쓰는 작업자도 있나 잘 모르겠지만 사워도우에 앉은뱅이밀은 괜찮은 재료다. 나는 100% 앉은뱅이밀만 쓰겠다는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주로 여러 우리밀을 섞어 미쉬브레드처럼 먹는 편이다. 얼마전 레시피를 올리기도 했지만 앉은뱅이밀은 .. 2020. 10. 29.
검은밀 * 검은밀을 활용한 레시피는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88 참고 검은밀은 농가밀로만 생산되고 있으며 생산량이 많지 않다. 1년 꼬박 눈 빠지게 기다렸는데 어느 해는 멧돼지가 다 먹어버려 흉작이었던 때도 있었고... 어느 해는 1년 꼬박 기다린 보람도 없이 판매 시기를 깜빡하는 바람에 울었던 기억도 있고... 좌우간 정줄 딱 붙잡고 6-7월에 구입하지 않으면 이듬해까지 기다려야 하는 귀한 재료다. 작년에 정줄 놓다가 판매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내가 비교할 수 있는 건 재작년 검은밀과 올해 검은밀이다. 보통 햇밀을 판매한 후 그 이듬해 초에 보관해 둔 밀 일부를 풀어 판매하기도 한다. 재작년에 산 검은밀은 분명 햇밀을 샀던 것 같은데 기억이란 게 신뢰도 제로다 보니 .. 2020. 10. 20.
프랑스밀이 맛이 없다고?!?!? 수업 때문에 친해진 분에게 프랑스밀을 강력 추천한 후 전화로 안부 묻다 들은 얘기다. “프랑스밀 사서 써봤는데 너무 맛이 없었어요.” 그때 제대로 알려드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얘길 미처 못한 건지 아니면 프랑스밀은 다 같겠지 싶으셨던 건지 잘 모르겠지만… 결과가 나쁘대서 내 기분도 끌끌… 르뱅이 프랑스어라서 사워도우는 프랑스밀로 만드는 게 정석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르뱅(프랑스), 자우어타이크(독일), 모두 영어로 사워도우에 해당되는 이 미생물 배양 물질(?)은 미국에서 재해석된 감이 없지 않다고 난 느낀다. 왜냐… 밀가루가 다르기 때문, 더 정확하게는 강력분 질이 다르기 때문.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프랑스밀로는 딱 바게트 높이까지가 끝이다.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면 빵 크럼이 찢어진다. 유럽 대륙.. 2020. 8. 29.
강력분에 대하여 (6) - 유기농 호주산 골드코스트 골드코스트는 여지껏 써 본 유기농 강력 중 백설이나 곰표 같은 종류에 가장 가까운 느낌? 입자도 가볍고 많이 희다. 발효종으로 만들어 보면 터키 벰탯과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야들야들… 하늘하늘…. 벰탯에서 옮겨탄 분들 중 다루기 어렵다는 분도 있고 반대로 빵이 너무 잘 된다는 분도 있고… Case by case. 라우키로 호떡 굽고 벰탯으로 작품 굽는 지인도 있는 만큼 제빵에서 정답은 없다. 내 손에 맞으면 장땡. 골드코스트 다루기 어렵다는 분들은 발효종은 벰탯으로 키우되 본반죽 강력분만 골드코스트를 쓰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다. 특히 쿠프 잘 터지고 기공도 시원하고 좀 더 가벼운 느낌을 준다. 발효종까지 골드코스트를 쓰게 되면 전체 수분량이 좀 줄어드는 경향이 있고 벰탯 섞였을 때보다 반죽이 더.. 2020. 5. 4.
우리밀, 수입밀로 대체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는 안 된다’. 이 사실을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한 번이라도 대체해 본 분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우리밀을 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신토불이 때문에 쓰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애국심이 있어서 먹는 것도 아니다. 그냥 맛있어서 먹는다. 물론 이 맛있다는 기준은 우리가 아는 강력분 베이스의 빵과 거리가 멀다. 우리밀 수업 때 유독 잘 드시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 유별나게 잘 드시던 팀도 있어서 뿌듯했던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우리밀이라니까 수업에 오셨다가 시식 후 생경하단 표정을 읽은 적도 있고… 일반 사워도우 수업(수입밀 베이스) 때 아무말 없이 우리밀과 섞어서 빵을 대접하면 귀신같이 우리밀만 피해다닌다. 귀신은 속여도 입은 못 속인다. 우리밀과 수.. 2020. 4. 25.
강력분에 대하여 (5) – 터키산 유기농 강력분 벰탯 강력분의 질을 고려하는 여러 요소 중 제빵성과 풍미,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풍미를 고르겠다. 미국의 제빵사인 라인하트의 책을 읽다 보면 풍미 지상주의자인 그의 철학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풍미, 풍미, 그리고 풍미. 밀가루와 소금 외에 다른 옵션이 많지 않은 사워도우라면 제빵성도 제빵성이지만 맛있는 밀을 찾는 데 더 집중될 수밖에 없다. 터키 벰탯으로 만든 사워도우를 처음 구웠던 날, 누룽지 냄새에 많이 놀랐다. 이젠 너무 익숙해진 내 빵에 무슨 맛이 나는지 모르는 날이 더 많아진 요즘, 세상 이런 풍미도 있구나 싶은 그런 향과 맛이다. 바스락 부서지는 얇은 크러스트와 단맛과 구수한 맛이 한번에 몰려드는 두툼한 풍미, 담백한 크럼 구석구석까지 퍼진 기공 덕분에 식감도 가볍다. 진한.. 2020.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