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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 재료 팁

앉은뱅이밀

by 필리젬마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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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은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질적으로 그리 우수한 건 아니다.

전분기가 많이 느껴지고 밀을 한움큼 쥐었다 폈을 때의 느낌이 딱 박력분이다.

그래서 앉은뱅이밀은 굳이 우리밀을 고수하지 않는 작업자들 사이에서도 괜찮은 박력분 대용으로 인기가 좋은 좋다.

보통 해마다 앉은뱅이밀 통밀과 백밀은 수확 후 마켓에 나오자마자 품절되기 일쑤였는데 올해는 아직 판매 중이다.

 

 

앉은뱅이밀은 백밀과 통밀로 제분해서 판매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앉은뱅이 백밀만 사용하는 편이다.

 

 

앉은뱅이밀 사워도우 스타터로 만든 사브레

 

 

이스트빵에 쓰는 작업자도 있나 잘 모르겠지만 사워도우에 앉은뱅이밀은 괜찮은 재료다.

나는 100% 앉은뱅이밀만 쓰겠다는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주로 여러 우리밀을 섞어 미쉬브레드처럼 먹는 편이다.

얼마전 레시피를 올리기도 했지만 앉은뱅이밀은 금강밀이나 금강 통밀 등을 소량이라도 배합하여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밀이라고 타르틴 베이커리 스타일로 앉은뱅이밀빵을 구우면 껍질이 매우 단단해진다.

조금이라도 부드러운 식감을 주기 위해 꿀이나 사워크림 등을 소량 배합하는 편인데 빵의 노화 방지에 좋다.

앉은뱅이밀로 만든 사워도우빵 레시피는 링크를 참고해 보면 좋겠다.(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111)

 

 

앉은뱅이밀을 배합하면 빵이 납작하고 식감은 약간 무겁게 나온다.

글루텐이 적기 때문에 베어 물 때 밀 특유의 식감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달걀, 버터, 설탕 없는 파운드 케익의 식감이라고 하면 상상이 될런지...

어쨌든 나처럼 흰 빵보다는 색깔이 좀 어두운 계통을 좋아한다면 앉은뱅이밀도 괜찮은 재료다.

 

 

요상태에서 지지부진인 앉은뱅이 백밀 발효종(결국 실패) / 발효종 만들기에 손쉬운 재료는 아니다

 

 

새로운 재료를 만나면 나는 제빵성 테스트로 빵을 만드는 게 아니라 발효종을 만든다.

앉은뱅이밀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아마 기억에 8-9년 전쯤 처음 앉은뱅이밀로 발효종을 만들었던 것 같다.

백밀 그 자체로는 발효가 어려울 것 같아서 마침 얻어쓰게 된 밀기울을 조금 첨가했던 걸로 안다.

그땐 밀기울 덕분인지 금방 완성되었는데 몇 달 전에 앉은뱅이밀로만 시도해보니 딱히 진행이 잘 안 된다.

 

 

앉은뱅이밀에 호밀 섞어서 발효종 완성했다는 분의 덧글도 받은 적이 있었다.

통밀이나 호밀을 반반 섞어 시작하던가 아니면 일반 밀가루 발효종 성공한 후 먹이만 바꿔주던가 하면 그나마 수월하게 앉은뱅이밀 발효종이 완성된다.

 

 

완성이 된다 하더라도 앉은뱅이밀 발효종은 워낙 보관성이 나쁘고 먹이주기 자주 해야하는 번거로움은 물론 부풀었을 때 두 배가 되지 않기에 초보자일 경우 발효종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호밀이나 통밀 섞어서 만들어 쓰게 되면 신냄새가 매우 격해서 완성빵에 좋은 편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건강 생각하는 홈베이커들은 백밀보다 통밀 종류를 더 눈여겨 보는 경향이 있는데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앉은뱅이밀을 처음 접한 건 거의 8-9년 전 진주산이었고 그후 공주 앉은뱅이밀로 갈아탔다가 공주산은 더 이상 시장에 나오지 않게 되어 홍순영 농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때 처음으로 진주나 공주에서 취급하지 않던 앉은뱅이밀 통밀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막상 입자를 보니 좀 당황스러웠달까.

내 기준으로 밀기울이 너무 두껍고 너무 많았다.

 

 

나는 소화기관이 약해서 장시간 발효를 거치지 않으면 통밀, 호밀, 혹은 통밀 입자로 제분한 기타 곡물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금강밀 통밀 배합이 높더라도 소화가 잘 되는 빵을 먹기 위해 작년부터 통밀 발효종과 통밀 불리기를 모두 시도한 레시피를 쓰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즉, 통밀 발효종에 먹이를 줘서 발효하는 동안, 본반죽에 들어가는 상당량의 통밀을 미리 불려서 쓴다.

이럴 경우 양쪽에 투입된 수분량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잘 빠진 레시피를 뽑으려면 발효종, 불리기, 본반죽, 이렇게 세 부분에 투입되는 물양을 잘 계산해서 조절해야 죽이 아닌 반죽이 된다.

 

 

앉은뱅이 통밀도 이런 식의 접근을 한다면 맛있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만...

산아래 앉은뱅이 통밀은 아직 사용해본 적이 없으나 홍순영 농장보다 곱다면 테스트는 해볼만 할 것 같다.

 

 

예전에 덧글 주고 받다 보니 앉은뱅이 통밀인지 금강 통밀인지 좌우간 먹고 나서 신물이 올라오는데도 건강에 좋다니까 억지로 드시던 분이 있었다.

나처럼 소화기관 약한 분들은 통밀이나 호밀을 섭취할 때 현미 조심하듯이 해야 한다.

건강 식품 고사하고 위장 약한 사람들에게 제분을 거칠게 한 입자는 충분히 발효를 거쳐야만 소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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