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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 재료 팁

텔리오글루 유기농 강력분

by 필리젬마 2021.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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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벰탯 유기농 강력분을 썼던 이유가 가성비 때문이었는데 텔리오글루도 마찬가지다.

재작년 말에 샘플로 받은 후 뭘 테스트 해볼까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어 냉동실에 한동안 방치했다.

작년 중반께 코로나로 쉬면서 그간 직업병으로 앓던 만성 골반 통증이 악화되면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식빵을 만들다가 지금까지 텔리오글루를 사용 중이다.

 

 

닭고기(?) 식빵을 좋아하는 (홈)베이커에게 만족스런 글루텐은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 텔리오글루 정도라면 사워도우 식빵으로 괜찮다.

후기 보면 괜찮던데 다들 어떤 빵을 만드시는지 알 수가 없으니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일단 사워도우 특징상 글루텐 아무리 잘 잡아봐야 미생물 분해 때문에 완성빵에서 이스트 조직 같은 글루텐은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 조직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이스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편인데 이스트가 글루텐을 잘 잡아줘서가 아니다.

이스트로 인해 발효가 빨라지면서 발효 주체가 사워도우 미생물에서 이스트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스트 빵 수준의 이스트를 넣어버리면 글루텐을 100% 잡아도 빠른 발효 시간으로 인해 글루텐이 분해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간혹 사워도우라고는 하는데 도무지 사워도우 같지 않은 빵이 있다면 르뱅을 형식적인 선(발효종이 왕성하든 말든 상관없는 퀄리티)에서 넣고 이스트를 많이 넣었거나, 르뱅이 형식적인 건 아닌데 이스트를 많이 넣었거나, 아니면 이스트 빵이거나, 셋 중 하나다.

요즘은 이런 업장들이 있나 모르겠지만 10여 년전 몇 군데 베이커리의 천연발효종빵은 누가 봐도, 누가 먹어도 이스트 빵인 경우 왕왕 있었다.

집 근처엔 대놓고 거짓말하는 업체도 있었다.

즐비한 단과자빵에 무슨 천연발효종???

 

 

어쨌든 다시 텔리오글루로 돌아가면...

벰탯이 강력분이긴 하지만 텔리오글루에 비하면 많이 거칠고 글루텐도 약하다는 걸 쉽사리 느끼게 된다.

텔리오글루는 벰탯보다 물을 좀 더 적게 먹고(당연하다)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라우키보다도 입자가 더 가볍고 고운 느낌이 드는데 수입 중단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당시 수업 레시피 보면 벰탯이나 라우키나 수분량에 큰 차이가 없었다).

텔리오글루는 가장 최근에 썼던 호주산 골드코스트 입자와 거의 비슷하다.

이스트빵이나 글루텐 좀 있는 사워도우 빵에 골드코스트 강력분은 괜찮은 재료지만 가성비 따지면 텔리오글루도 괜찮다.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가 유별난 천을 떼어왔다, 이걸로 빵 사진 찍어보라고... 의외의 조합인데 역시 의외다 / e클래스에 실을 식빵

 

 

요즘 e클래스 레시피로 테스트 중인 식빵인데 텔리오글루로 작업 중이다.

벰탯으로 만든 식빵은 윗부분 기공이 좀 찢어지는 데 반해 텔리오글루는 바닥부터 위까지 골고루 잘 부풀어 오른다.

식감도 폭닥하고 가벼워서 자잘한 마무리만 끝내면 클래스용으로 조만간 제작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사워도우 특성상 이스트 닭살 식빵처럼 높게 만들면 안 되고 만들 수도 없어서 미니 식빵으로 적당하다.

몇 년 전부터 초미니도 유행인 것 같던데 지금도 유행인지 모르겠지만 유행은 둘째치고 사워도우는 이스트 빵보다 포만감이 크기 때문에 옥수수 식빵 크기로 만들어 버리면 배불러서 먹기 힘들다.

 

 

 

작년 9월쯤 텔리오글루가 잠시 품절되어 업체에 확인해 보니 글루텐 함량이 11% 미만으로 나와 배를 돌려보냈다고 했다.

보통 한 해 수확한 밀 특징이 거기서 거기다 보니 한 번 돌려보내면 다음 배도 돌려보낼 확률이 높다고 했는데 다행히 이후 들어온 물건은 용케 글루텐 수치를 통과한 모양이다.

 

 

 

중간에 텔리오글루가 잠시 품절된 틈을 타 백설로 시도해 봤더니 역시나 볼륨은 갑이다.

파운드팬이 아니라 식빵팬에 구워야 될 수준으로 솟아 오르던데 확실히 텔리오글루에 비해 흰 밀가루 자체의 맛은 없는 듯.

용적틀비 계산 가능한 분들은 유기농이냐 아니냐에 따라 비율 조절하는 것이 좋겠다.

이스트 식빵은 보통 3.4, 풀먼 식빵은 3.8까지도 보는데 이건 우리나라 기준이고 미국은 이보다 낮은 편이다.

여담으로 한중일 3국을 제외한 식빵은 낮고 옆으로 넓다, 왜냐, 글루텐을 우리처럼 안 잡기 때문에.

심지어 몇 년 전에 들은 바론 4.0까지도 간다는데 부드러움에 방점을 둔 게 아니라 혹시 원가 절감 차원인가 의심이 들 정도다. 

 

 

 

사워도우 식빵은 이스트 식빵과 분명 맛이 다르므로 그 나름의 맛을 즐긴다고 여기는 게 좋겠다.

그렇다고 맛없다는 뜻도, 사워도우 치고 괜찮다는 뜻도 아니다.

사워도우 모르는 사람에게 따뜻하게 토스트해서 대접하면 바로 반응 올 정도로 그냥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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