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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 재료 팁

곰표 강력분을 다시 쓰다

by 필리젬마 202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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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 처음 시작할 때 썼던 제품이 곰표 강력분이었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외국 유기농 밀가루가 지천에 널렸던 것도 아니었다.

그 와중에 호주산 브랜드는 일찍부터 들어와 있었지만 그때 썼던 키알라는 (내 기준에) 사워도우 깜빠뉴 계통엔 그닥~ 맥선도 별로~ 그래서 벰탯을 알게 되기 전까진 꾸준히 곰표를 썼었다.

 

 

요즘은 곰표 중력분이나 보이지 강력분은 모두 온라인으로 들어가버린 듯하다.

아무리 찾아도 백설 강력분은 있어도 곰표 강력분은 수퍼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

 

 

예전 수업할 때 부산에서 올라온 제빵사 청년이 있었는데 같이 얘기하다 보니 곰표 강력분이 화제로 올라왔다.

이제는 베이커리 사장님이 된 그 청년은 자신이 써 본 일반 수퍼 브랜드 중 곰표가 제일 맛있다고 했고 그 바람에 나도 박장대소했던 생각이 난다.

아닌게 아니라 곰표 강력분으로 만들면 퀄리티가 평타 이상은 된다.

 

 

벌화분 넣고 곰표 강력분으로 만든 사워도우 빵

 

 

비용이나 재고 때문에라도 가정에서 유기농 브랜드 쫓아다니기 어렵다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냥 곰표 쓰면 된다.

글루텐 잘 나오고 빵 크게 나오고 내가 키알라나 맥선에서 느꼈던 텁텁한 맛이나 까슬한 맛 없이 대중들 입맛에 착착 달라붙게끔 나온다.

특히 흰 사워도우빵 계열로 만들면 그 가벼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업장에서 쓰는 브랜드 중 코끼리 강력분이라는 게 있다.

베이커리 유심히 보신 분들 중엔 이 강력분 포대가 낯설지 않을텐데 이것도 곰표 브랜드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가정용으로 사용 가능한 사이즈가 출시되나 모르겠지만 강력분 글루텐 하난 끝장이라고 들었다.

빵의 생명은 글루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코끼리는 한 번쯤 써볼만한 재료다.

 

 

작년부터 눈여겨 봐두었던 곰표 밀맥주를 비롯해서 최근엔 곰표 밀눈 아이스크림도 출시되면서 나도 모르게 사워도우 초심자였을 무렵 꾸준히 써왔던 곰표에 다시 눈이 간 게 아닐까 한다.

밀맥주는 아직 안 먹어봤지만 밀눈 아이스크림은 산뜻하니 맛있긴 하더라.

워낙 인기가 많다고 해서 요즘은 편의점에서 구하기 쉬운가 모르겠는데 곰표 밀맥주에 곰표 강력분으로 빵 한 번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아주 아주 옛날 사진 / 귀국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이니까 곰표일 가능성 거의 99.99% 

 

미국에서 처음 사워도우 시작했을 때 유기농 제품을 쓰지 않았고 귀국 후엔 편하게 곰표 강력분과 중력분을 썼었다.

주로 먹이주기 할 땐 중력분, 본반죽 할 땐 강력분을 이용했고 유기농 밀 부럽지 않게 먹이주기 후 발효종 상태는 짱짱했다.

그릇 크기가 작으면 위 사진처럼 뚜껑 열고 나오는 일이 다반사다.

항상 두 배 이상의 공간을 염두에 두고 그릇을 선택하도록 하고.

 

 

간혹 유기농이어야만 발효종이 잘 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꼭 그런 것도 아니다.

곰표 중력분으로 키워도 잘만 큰다.

초심자여서 맛도 잘 모르고 실패 확률은 줄이고 싶다면 가까운 마트에서 시중 브랜드 쓰는 것이 훨씬 만족감을 준다.

2011년부터 2-3년 동안 섣불리 우리밀 쓰기엔 그 당시 실력이 모자란다는 생각에 곰표 강력분 정말 많이 썼었다.

덕분에 확실한 기준이 생겨서 지금은 어떤 밀가루를 쓰든 글루텐, 기공, 볼륨, 풍미 등을 가늠할 수 있는 나만의 지표가 생겼다.

잘 모를 땐 이것저것 한꺼번에 만지기 보다 하나를 확실하게 정복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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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매달 발행되는 필리젬마의 답변 노트에도 잠깐 다룬 적이 있지만 발효종이 3배가 된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대체로 3배 이상 부풀었다면 과발효인 경우가 다반사.

막걸리 발효종은 피크가 3배이므로 그냥 놔둬도 되지만 사워도우 발효종이라면 두 배가 되었을 때가 가장 왕성하고 향기도 좋다.

위 사진처럼 공간 부족으로 그릇을 박차고 나오면 모를까 공간이 충분한데도 뚜껑 밀치고 폭발하면 과발효를 의심해야지 왕성하다고 뿌듯해할 일은 아니다.

주변 기온이 높으면 발효종이 폭주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거의 다 버리고 한 숟가락만 남기고 먹이주기를 많이 한다.

적어도 1:4:4 이상으로 두 번 이상 리프레쉬해야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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