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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제과 재료 팁

이름도 많은 옥수수 가루 종류

by 필리젬마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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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도 호밀만큼이나 가공 상태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양해서 외국 레시피에 콘 어쩌구 어쩌구 올라오면 무슨 재료냐고 묻는 경우들 꽤 많다.

 

 

 

안티코 몰리노 로쏘 유기농 옥수수 가루 / 정말 정말 입자가 곱다

 

 

우선 콘 플라워(corn flour)는 옥수수 입자를 최대한 곱게 간 가루다.

소량 넣고 이스트 빵을 만들거나 제과에 적합하다.

이걸로 스프도 끓일 수 있는데 꽤 잘 나온다.

 

 

 

다음으로 콘밀(corn meal)...

corn flour보다 입자가 크고 거칠다.

호밀 입자 중 하나인 다크라이(dark rye)도 whole rye meal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체로 meal이라고 일컬을 경우, 거친 입자의 가루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추수감사절 음식 중 콘밀 브레드가 있는데 이스트를 넣은 브레드가 아닌 베이킹 파우더를 넣은 퀵 브레드라서 거의 파운드 케익에 가깝다.

이 콘밀 브레드에 들어간 콘밀이 바로 그 콘밀?!

 

 

 

폴렌타(polenta)와 콘 그리츠(corn grits)라는 이름도 들어봤을 것이다.

둘 다 스톤 그라운드 방식으로 제분한 굵직한 입자다.

 

 

 

엄밀하게 말하면 폴렌타는 옥수수 가루 입자 이름이 아니라 요리 이름이다.

폴렌타로 검색하면 납작하게 생긴 노란 호떡이 나오는데...

폴렌타용 옥수수 가루를 물에 넣고 되직한 죽 상태로 끓여 그릇에 부어두면 식으면서 굳는다.

이걸 잘라서 프라이팬에 부쳐 고기나 야채와 함께 곁들여 먹는다.

우리식으로 보자면 밥 대신 먹는 탄수화물, 구황작물쯤 되는 식사다.

 

 

 

이런 폴렌타를 좀 더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 원통형 소세지처럼 포장해 팔기도 한다.

나도 미국에 살 때 간간히 사다가 프라이팬에 부쳐 고기랑 먹었던 기억이 난다.

 

 

미국산 폴렌타 / 콘밀은 이보다 곱지만 브랜드에 따라 폴렌타 입자와 비슷한 경우도 있다

 

 

폴렌타와 콘 그리츠, 두 가지는 참 재밌는 대조를 이루는데...

폴렌타가 이탈리아에서 왔다면  콘 그리츠는 미국에서 주로 쓰는 용어다.

폴렌타는 노랑 옥수수(yellow corn)를 주로 쓰고, 콘 그리츠는 하얀 옥수수(white corn)로 만든다.

그래서 콘 그리츠 색이 좀 더 밝은 편.

폴렌타는 콘 그리츠용 옥수수보다 더 단단하다고 한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개인적으론 폴렌타가 더 낫다.

yellow corn이 더 맛나기도 하고 아무래도 폴렌타는 유럽산이라서 NON-GMO를 고르기에 더 수월하다.

미국산은 유기농이라 해도 NON-GMO까지 포함한 개념인지 애매할 때가 많아서...

 

 

 

내가 유행에는 별 관심이 없다 보니 최근에서야 모모푸쿠를 알게 됐는데...

모모푸쿠에서 만든 밀크바(milk bar)라는 매장에서 파는 옥수수 쿠기가 유명한 듯하다.

이게 왜 국내에서는 세상 잠잠할까 가만 들여다 보니 버터와 설탕양이 장난 아니다.

만들어 보고 싶은데 후달린다.

 

 

 

굳이 밀크바의 옥수수 쿠기를 들먹이는 이유는 그에 들어가는 옥수수 재료가 좀 신기해서다.

옥수수 가루(corn flour)도 쓰지만 자기네 회사에서 직접 갈아 만든 freeze-dried corn powder를 쓴다.

flour와 powder의 차이를 모르겠다만 우리나라에도 비스무리한 걸 팔긴 한다.

 

 

 

freeze-dried corn powder는 동결 건조시킨 옥수수를 통째로 갈았다고 하는데 풍미가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모모푸쿠의 쿠키에 이걸 생략하면 향 자체가 달라지는 듯하다.

어쨌든 국내 제품도 있겠다, 언젠가 만들어 보고 싶다만 문제는 그걸 다 누가 먹어치우냐인데...

선뜻 손이 가긴 쉽지 않을 듯하다.

버터 좋아하는 내가 손이 떨릴 정도로 어마무시하다.

 

 

 

 

 

 

베이킹 하면서 겁나게 헷갈리는 재료 중 하나가 또 콘 스타치(corn starch)다.

옥수수 전분이라고 하면 말이 더 쉬울텐데 이건 콘 플라워(corn flour)와는 다르다.

옥수수 중 전분 성분만 뽑아서 만든 것이 콘 스타치이며 치즈 케익 같은 제과류에 많이 쓰이는 편.

 

 

 

주로 영미권이 아닌 외국인들이 영어로 번역해서 레시피 올릴 때 콘 스타치를 콘 플라워로 잘못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에도 콘 플라워로 만든 제누와즈를 누가 실었길래 이게 가능한가 싶어 클릭했더니 옥수수 전분을 썼더라.

그 포스팅의 주인공은 중국인... 이런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 좋다.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감자 전분과 서로 대체가 되느냐인데...

감자 전분은 대표적으로 탕수육 만들 때 자주 쓴다.

베이킹에 쓸 생각이라면 옥수수 전분인 콘 스타치가 더 낫다.

감자 전분은 온도가 낮아지면 옥수수 전분보다 더 단단하게 굳기 때문에 케익 용도로 쓰면 맛이 퍽퍽하다.

 

 

 

수플레 치즈 케익에 박력분 내지 콘 스타치, 혹은 두 가지를 병행해서 쓰기도 하지만 만약 이를 감자 전분으로 대체하면 식감에 차이가 생긴다.

냉장고에 둔 치즈 케익이 부드럽지 않고 단단해져서 식감이 푸석해진다.

물론 냉장고에서 꺼낸 후 실온에 좀 놔두면 부드러워지긴 하지만 이런 것까지 고려하고 감자 전분을 쓸 이유는 사실 없다고 봐야 할 듯.

 

 

 

고구마와 폴렌타의 조합 / 논픽션 사워도우 vol.2에 나간 레시피

 

 

 

사워도우빵에 쓸 경우, 나는 주로 콘 플라워나 폴렌타, 콘밀을 쓰는 편이다.

콘 플라워는 올리브 오일과 궁합이 잘 맞아서 사워도우 반죽할 때 함께 쓰면 좋다.

폴렌타나 콘밀(입자가 굵은 경우)은 빵에 만들 때 반드시 불려서 써야 한다.

폴렌타나 콘밀은 씨앗 종류와도 어울리게 쓸 수 있고 위 사진처럼 고구마와 같이 쓰기도 했다.

 

 

 

종합해 보자면...

콘 스타치는 전분이기 때문에 깔깔한 알갱이가 아니다.

입자가 밝고 매우 매우 고운 밀가루 같은 상태다.

콘 플라워는 깔깔한 입자 형재로는 제일 고운 가공 상태다.

콘밀은 일반적으로 콘 플라워보다 굵고, 폴렌타 및 콘 그리츠는 옥수수 입자를 잘게 쪼갠 형태로서 가장 거칠다. 

 

 

 

문제는 전분을 빼곤 나라별로 브랜드별로 이들 입자 크기가 모두 다르다는 것.

미국에서 처음으로 샀던 콘밀은 corn flour의 굵은 버전이라 그럭저럭 바로 쓸만했는데...

밥스레드밀 유기농 콘밀은 불려서 쓰지 않으면 어려울 정도로 입자가 컸었다... 거의 폴렌타 만큼.

직구로 샀던 아르헨티나 폴렌타와 미국 폴렌타도 입자 크기가 완전 달랐다(전자가 더 고움).

따라서 뭐가 어떻다는 건 일반론으로 받아들이고 구입한 제품 입자 크기에 따라 용도를 달리해야 한다.

 

 

 

구입할 때 고민되고 실패하기 싫다면 제과나 제빵용으로는 콘 플라워가 가장 무난하다고 보면 되겠다.

콘 스타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제과 제빵용이라기 보다 요리용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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