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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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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분에 대하여 (5) – 터키산 유기농 강력분 벰탯 강력분의 질을 고려하는 여러 요소 중 제빵성과 풍미,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풍미를 고르겠다. 미국의 제빵사인 라인하트의 책을 읽다 보면 풍미 지상주의자인 그의 철학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풍미, 풍미, 그리고 풍미. 밀가루와 소금 외에 다른 옵션이 많지 않은 사워도우라면 제빵성도 제빵성이지만 맛있는 밀을 찾는 데 더 집중될 수밖에 없다. 터키 벰탯으로 만든 사워도우를 처음 구웠던 날, 누룽지 냄새에 많이 놀랐다. 이젠 너무 익숙해진 내 빵에 무슨 맛이 나는지 모르는 날이 더 많아진 요즘, 세상 이런 풍미도 있구나 싶은 그런 향과 맛이다. 바스락 부서지는 얇은 크러스트와 단맛과 구수한 맛이 한번에 몰려드는 두툼한 풍미, 담백한 크럼 구석구석까지 퍼진 기공 덕분에 식감도 가볍다. 진한.. 2020. 3. 24.
강력분에 대하여 (2) - 유기농 강력분 맥선 클래스에서 간혹 농담조로 하는 얘기가 있다. 수업 때 유기농 강력분을 쓰는 이유가 생색내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사워도우 제빵에 처음 발을 들였을 시절, 유기농은 꿈도 못 꿀 재료였다. 일단 가격이 만만치 않고 아직 실력도 없는데 무슨 배짱으로 성공을 장담하고 빵을 만들 수 있을지 자신도 없었다. 사워도우빵 만들어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 빵은 어중간한 결과물이란 게 없다. 도 아니면 모, 먹을 수 없는 실패작이거나(첨엔 아까워서 먹다가 나중엔 버린다)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성공작이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초보 시절엔 시중 강력분으로라도 안정적인 빵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하는 데 집중했다. 처음으로 접했던 유기농 강력분은 맥선에서 나온 10킬로짜리 제품. 가정용으로 20킬로 포대를 준비한다는.. 2020.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