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빵 제과 재료 팁

강력분에 대하여 (2) - 유기농 강력분 맥선

by 필리젬마 2020. 3. 17.
반응형

 

 

 

클래스에서 간혹 농담조로 하는 얘기가 있다.

수업 유기농 강력분 쓰는 이유가 생색내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사워도우 제빵에 처음 발을 들였을 시절, 유기농은 꿈도 재료였다.

일단 가격이 만만치 않고 아직 실력도 없는데 무슨 배짱으로 성공을 장담하고 빵을 만들 있을지 자신도 없었다.

 

 

사워도우빵 만들어 사람들은 알겠지만 빵은 어중간한 결과물이란 없다.

아니면 , 먹을 없는 실패작이거나(첨엔 아까워서 먹다가 나중엔 버린다) 맛나게 먹을 있는 성공작이거나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초보 시절엔 시중 강력분으로라도 안정적인 빵이 나올 있도록 연습하는 집중했다.

 

 

처음으로 접했던 유기농 강력분은 맥선에서 나온 10킬로짜리 제품.

가정용으로 20킬로 포대를 준비한다는 가족의 먹성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대단한 모험이.

그래서 맥선 유기농 강력분 10킬로짜리는 굉장히 반가운 제품이었는데……

막상 써보고 나서 생각은 하나다 – ‘유기농은 원래 이런 맛이군.’

덤덤했다.

 

 

맥선 유기농 강력분은 여러 생산지의 밀을 블렌딩한 제품이다.

2015년에 처음 써봤을 당시, 터키+캐나다+호주산 밀의 집합체였고 주변 얘길 들어보면 대체로 이스트빵에 적합한 블렌딩이 아니었나 싶다.

이스트빵은 아예 만들어보지도 않았지만 사워도우용으로는 갸우뚱한 면이 있었다.

결정적일 기공이 나온다고 해야하나……

캐나다산 밀이 원인인 것 같은 의심만 있을 증거는 없다.

 

 

캐나다산 밀은 대부분이 봄밀일 정도로 봄밀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캐나다산 봄밀은 글루텐 많이 잡아야 하는 핏자나 이스트빵에는 어울려도 사워도우엔 별로다.

봄밀의 글루텐 수준이 짱짱하기로는 겨울밀을 능가하는데 이것이 사워도우 볼륨에 도움을 같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

 

 

맥선發 밀배아 사워도우. 기공이 이상해서 ‘논픽션 사워도우’에는 싣지 않았다.     

 

 

초강력분인 봄밀은 특정한 사워도우 배합에는 효과가 있어도 충전물 없는 맨빵 사워도우엔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왜 그런지 사진을 참고해 보면 차이가 확 눈에 들어온다.

이런 나의 뇌피셜이 선입견 혹은 편견으로 작용했는지는 모르겠으나!

 

 

2015년 말, 호기심에 구입하게 된 유기농 터키 강력분(벰탯, BEMTAT)을 테스트 하자마자 출판을 앞 둔 원고의 대다수 빵사진을 급하게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위 사진을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면 같은 레시피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볼륨 차이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유기농 강력분 벰탯으로 만든 밀배아 사워도우 . 책엔 빵 전체컷이 나가는 바람에 단면 사진은 못 나갔다.

 

 

원했던 기공의 형태가 터키산에서 발견되었고 맥선은 이상 쓰지 않게 되었다.

밀가루 자체의 맛이 아닌 충전물이나 배합 재료의 풍미로 먹고 사는 빵이라면(브리오슈, 소시지빵, 단팥빵 ) 맥선 유기농은 훌륭한 선택이다.

이스트빵은 글루텐 중심의 제빵성에 올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맥선 유기농 강력분은 괜찮은 재료다.

 

 

하지만 자체의 풍미로 좌지우지되는 담백한 깜빠뉴(시골빵) 계통의 사워도우라면, 게다가 충전물 없이 만들 빵이라면, 맥선 유기농 강력분은 적당한 선택지가 아닌 같다.

사워도우빵 구조물을 무너뜨리는 경향이 있어서 충전물이 많이 들어간 경우 눈속임이 가능하지만 맨빵으로 구울 경우 여지없이 티가 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