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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사업 꾸리기/1인출판 독립출판

텀블벅 프로젝트 제품 - 펀딩 전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까?

by 필리젬마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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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텀블벅 펀딩을 둘러 보다 맘에 드는 몇 가지 프로젝트를 발견했다.

그 중 하나를 후원하려고 프로젝트 제안서를 읽어보다 아직 원고를 덜 썼다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아주 초창기 때 먹튀 아닌 먹튀가 텀블벅에서 있었고 와디즈는 지금도 심심치 않게 사고가 있다고 들었다.

사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대표적인 사고가 바로 그 먹튀다.

돈부터 후원받은 후, 실제 제작 과정에 문제가 생겨 제품을 완성시키지 못하는 것.

 

 

 

기억나는 펀딩 사고는... 후원금 받고 제품을 완성시키지 못해 1년이 지나도록 배송을 하지 못했던 사례.

그 사람도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꽤 큰 사이즈의 물건이었던 걸로(자전거였던가 하여간) 기억한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시제품을 덜컥 돈부터 받아 놓고 실험을 했었다는 게 솔직히 얼척이 없다.

 

 

 

무엇보다 크라우드 펀딩 후원금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크라우드 펀딩은 안 갚아도 되는, 혹은 일정 기간내 갚아야 되는 창업 투자금을 모으는 행위가 아니다.

지금은 적자지만 몇 년 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기업으로서 투자를 원한다면 텀블벅이나 와디즈가 아니라 엔젤 투자를 찾는 게 더 빠르다.

 

 

 

프로젝트를 성사시킬 수 있는 후원금을 받아 즉시 후원자들에게 리워드로 되돌려줘야 하는 약속이 크라우드 펀딩이다.

한 업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후원자들이 지갑을 연 것이 아니란 말씀!

즉각적인 상품으로, 그것도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특이한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의 댓가가 확실하기 때문에 후원을 한다.

결국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제품은 그 자체로 완성품이어야 한다.

 

 

 

물론 펀딩을 통해 상품성을 인정 받아 큰 시장에 나가기도 하지만...

대체로 펀딩에 성공한 후 제대로 된 사업체로 발돋움 한다해도 우리가 상상하는 기업체라기 보다 규모가 작고 자영업이나 소상공인 케이스가 많은 편이다.

펀딩 하나 성공했다고 주식회사나 거래소에 상장하는 기업체로 성장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언급했지만 그런 사업체를 꿈꾼다면 창업 투자 회사나 엔젤 투자 회사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게 맞다.

 

 

 

비록 one-hit-wonder라 해도 아이디어가 좋고 당장 실행할 수 있는데 큰 돈은 없고 그렇다고 그 아이디어 이상의 사업 계획까지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크라우드 펀딩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여하튼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리워드를 후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크라우드 펀딩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후원금이 모이는지 안 모이는지 간부터 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행위는 안 하는 것이 좋겠다.

그 간보는 행위 중 하나가 후원금 목표액 도달 후 제작에 돌입하는 것.

 

 

 

이 책은 텀블벅을 이용하지 않았지만 목표액을 조기에 달성했던 다른 책은 펀딩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쇄 작업에 들어갔다

 

 

 

물론 텀블벅 취지에 어긋나게 이미 상품 생산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펀딩을 진행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가령 목표액 성공하자마자 인쇄소에 연락해서 찍어달라거나(이렇게 말해도 바로 인쇄 못한다 앞단의 준비 작업이 많아서), 디자인을 약간 손 본다거나, 공장에 연락해서 제품 일찍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거나, 수제 음식을 준비하는 행위 등은 우려할 일이 아니다.

제품 생산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 목표액을 달성하고 나면 바로 생산을 시작하는 제품도 있을 것이다.

신선 제품이라면 펀딩이 완전 종료된 후에 생산하는 것이 좋겠고.

 

 

 

내가 말하는 간 보는 행위란 목표액 성공하는 거 보고 이제야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거나, 제품 샘플은 만들지도 않았다거나, 생산 공장도 알아보지 않았다가 이제 알아보러 다니는 등, 상품 준비하는 시간을 며칠 고려한다 해도 정해진 시간 내에 리워드를 배송할 준비가 안 된 상태를 일컫는다.

 

 

 

텀블벅 펀딩을 하고 싶다면 시제품이든 책이든 완성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디자인을 하고 글을 쓰고 영업을 하러 다니며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원고를 수도 없이 교정하고...

재수 없으면 여태까지 작업은 없던 일 치고 다시 처음부터 디자인하고 글 쓰고 영업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모든 작업이 다 끝났고 샘플까지 나와서 제품의 완성도를 확신하지만 오로지 문제라곤 생산할 수 있는 돈이 없는 상태, 그래서 크라우드 펀딩이 필요하고 그 지점에 오기까지 노력의 과정이 보여야 후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책 다 써놨는데 펀딩 실패하면 쓰느라 괜히 헛고생한 셈이 될까봐, 미리 완벽하다시피 악세사리 세공을 마쳐봤자 펀딩 실패하면 노가다만 한 셈이 될까봐, 공장까지 알아놓으면 실패 후 헛수고 될까봐...

사후 제작할 이유로 충분하지만 프로젝트 기획자의 자세는 아니다.

그런 모습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획자들의 부족한 성의 문제로 비춰지면 후원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내가 관심 있게 봤던 그 프로젝트는 기획력도 좋고 내용도 좋아 보였지만 그 분야를 아예 모르지도 않는 내 입장에선...

아무리 자기 노하우라도 만만치 않은 그 주제를 프로젝트 시작 전까지 탈고도 안 했다는 점...

현재 몇 페이지까지 썼는데 앞으로 더 양이 많아질 거라는 기획자의 멘트...

분야 특성상 컴퓨터 화면 캡쳐가 많고 페이지 한 면을 거의 다 차지하리라는 점...

특히 컴퓨터 화면 캡쳐를 생각하면 현재까지 썼다는 페이지 수는 턱없이 적은 양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거란 말은 내 기준으론 책 내용이 빈약할 수도 있다는 걸로 들렸다.

마치 대학생 시절 리포트 원고 늘이기 작업이 연상되는...

 

 

 

이미 목표액을 넘어 섰기에 돈은 벌었겠으나 내가 책을 쓰면서 탈고 이후 후반 작업이 더 많았다는 걸 생각하면 아무리 전자책이라 해도 지금 쓰고 있다는 말이 씁쓸하게 들린다.

사람마다 완성도에 대한 기대치는 차이가 있으니까... 어쨌든 나는 후원하고 싶은 생각이 싹 가셨다.

팬이 많은 기획자라서 그렇게 처신해도 다 용서가 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만약 팬층이 형성되어 있다면 더더구나 원고를 마쳤어야 한다.

 

 

 

결과에 상관없이 온전히 내 모든 것을 투자해 본 경험은 이후의 창작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돈이라는 간부터 보는 제작 태도는 지속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고 그 바닥에서 살아남을 생각이 있다면 최대한 지양해야 할 방식이다.

리워드 배송이 끝난 모든 펀딩이 후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내가 후원자들의 만족도를 고민하며 뼈 빠지게 작업했고 막상 성공한 후에도 아쉬움이 남는 걸 생각하면  제품이 미완성인 상태에서 펀딩부터 지르고 보는 태도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ps

아이 관심 분야를 다루는 출판 펀딩이 있길래 후원을 했더니 여름이 온다던 책이 가을에 왔다.

후원자로서 성마른 성격이라 못 기다려서 섭섭한 게 아니라 ...

계속 들어오는 이메일을 읽어보니 펀딩 중인데 글을 쓰고 있었다.

예상대로 펀딩 종료 후 교정 작업에 한참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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