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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사업 꾸리기/1인출판 독립출판

독립 출판, 1인 출판 - 텀블벅을 활용한 출판

by 필리젬마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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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을 할 생각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다.

출판업계에서 근무했던 경험도 전무하다.

그냥 같이 일하는 디자이너가 독립출판 수업을 들었고 업계 관련 지인이 좀 있다는 게 전부.

따라서 체계적인 기존 틀에서 출판 사업을 잘해내고 있는 사람들에겐 내 경험은 그냥 웃기는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1. 권당 비용을 낮추기 위해 대량으로 인쇄(몇 천권씩)하는 규모의 출판이 싫은 사람...

2. 물류 창고 보관 비용을 매달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

3. 소각될 운명에 처한 책 목록에 내 책이 들어갈 확률이 높은 사람...

4. 어느 날 책 한 권이 팔릴 기쁨 vs 절판이 주는 홀가분함, 둘 중 후자가 낫다고 보는 사람...

5. 무엇보다 내 책을 내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이라면 나의 얼토당토 않는 출판 경험도 참고가 될 것 같다.

적다 보니 길어서 이것도 몇 번 나눠서 포스팅이 될 지도 모르겠다.

 

 

 

배너에 올라갔던 내 프로젝트, 논픽션 사워도우 vol.2

 

 

1. 텀블벅 출판을 결정한 이유

 

내가 텀블벅을 이용한 건 소득이 목적이 아니라 출판 비용을 댈 방법이 없어서였다.

그냥 소소히 내 책 하나 갖겠다는 생각으로, 인심을 더 쓰자면 한 10권 정도 만들어서 디자이너와 지인들과 나눠 가질 요량으로 시작한건데...

크게 일 벌일 생각이 없었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비용에 비상이 걸렸다.

 

 

그 당시에도 적은 예산으로 소규모 출판이 가능하다는 업체들 얘기가 많았다.

인터넷에서 2-300만원이면 책 찍는다는 얘긴 절대로 믿지 마시라.

막상 비용 계산에 들어가 보면 180도 다르다.

요즘 교보에서도 자기 책 자기가 출판할 수 있는 퍼플(pubple)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비용 계산하고 놀라는 사람들 꽤나 많이 봤다.

 

 

이것도 그림이나 사진 없이, 혹시 있더라도 흑백으로 출판할 경우에나 비용 부담이 낮은 편.

나처럼 요리책 카테고리를 선택한 경우, 한 마디로 출판 비용은 답이 없다.

그걸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텀블벅이라는 플랫폼이고 그 플랫폼 특성상 출판과 잘 맞아떨어진다.

 

 

 

2. 텀블벅 사이트 특징 (https://www.tumblbug.com/)

 

원래 텀블벅은 출판, 예술 쪽 펀딩 플랫폼이었다.

마카롱이나 수제잼 같은 음식 프로젝트도 요샌 제법 올라오지만 텀블벅의 원래 색깔은 아직까지 크게 퇴색되지 않았다.

 

 

위 링크 사이트로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개개인 혹은 프로젝트팀의 아트 작업이 많다.

출판, 영상, 게임, 미술, 금속, 디자인 등등 텀블벅의 펀딩은 창의적인 혹은 실용적인 아트 결과물이 주를 이루는 편이다.

그래서 펀딩으로 제공하는 물건은 희소 가치 때문에라도 사람들 이목을 충분히 끌 수 있다.

펀딩 첫 출판 당시 논픽션 사워도우 vol.1도 제빵을 위해 책을 구입했다기 보다 희소성 때문에 후원한 사람도 있었다.

 

 

 

 

3. 텀블벅은 소득이 주된 목적은 아니다

 

텀블벅은 판매라기 보다 후원을 목적으로 한다.

그게 그거 아니겠나 싶지만 묘하게 다르다.

후원자들의 돈으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것이 목적이지 프로젝트를 빌미로 돈 벌기 위해 모금을 하는 건 아니란 뜻이다.

 

 

엄밀히 말하면 텀블벅을 디딤돌 삼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시장성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에 무턱대고 나가 깨지는 것보다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이게 될 물건인지 아닌지 프로젝트를 통해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요즘은 나처럼 후원액수만큼만 출판하고 끝내버리는 케이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서점에 나가길 일찌감치 포기하고 대신 독립 서점에 소량 구비해 두거나 내 경우처럼 펀딩 종료와 함께 후원자들에게만 책을 공급한다.

 

 

 

소득이 목적은 아니라 하지만 최소한의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건 아니다.

나같은 경우, 펀딩 목표 액수엔 제작 인원들의 최소 인건비도 넣지 못했다.

그것까지 넣었다간 목표 액수만 높아지고 높아진 액수는 은근 후원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허들이 되어버린다.

액수가 너무 높아도 사람들이 잘 몰리지 않는다.

그래서 목표 액수에 인건비를 제외시키되, 펀딩 자체가 흥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늘 초점을 두었다.

펀딩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제작 단가가 낮아지면서 비용상 틈이 열린다.

큰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매 펀딩 때마다 그래도 같이 참여한 동료들에게 최소한의 비용 지불은 할 수 있었다. 

 

 

 

4. 독특한 주제, 각자의 주관이 담긴 출판

 

 

내가 처음 출판했던 때와 달리, 요즘 텀블벅 출판엔 많은 출판사들이 참여해서 다양한 주제의 책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팔릴만한 책을 파는 건 당연한 얘기지만, 기존 출판계에서 나오기 힘든 것들이 후원 출판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아닌게 아니라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리스트에 가보면 누가 나 대신 정리 좀 해줬으면 싶은 자료들이 귀신같이 나와 있고 안타깝지만 이미 종료된 경우도 꽤 자주 접한다.

그런 책들은 아무래도 오프라인 출판사의 안목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그렇기 때문에 창작자 시장에서는 팔릴 수밖에 없다.

 

 

 

************

 

미국의 킥스타터를 처음 알았던 그때가 킥스타터의 초창기였다.

거기서 동화책 펀딩을 하는 걸 보고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결국 한국에 와서 펀딩을 하게 되더라.

2015년, 출판 진행하면서 여기저기서 기발하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는데 그보다 훨~씬 전에 미국의 킥스타터를 미리 보지 않았다면 절대 생각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뭐니뭐니해도 커뮤너티의 힘이 텀블벅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자신만의 플랫폼이 있는 분들(블로그든 인스타든) 중 출판에 관심 있다면 텀블벅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플랫폼이 없는 경우에 비해 훨씬 성공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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