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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재료들, 음식들

플로테미스 or 구드브란드, 갈색의 노르웨이 단짠 치즈

by 필리젬마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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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스트 치즈를 알게 된 것도 2년 전쯤.

아침식사에 이 치즈 사진을 찍어 후기를 남겼더니 업체에서 괜찮은 후기로 채택을 해줬다.

보통 큰 덩어리의 육면체 형태로 판매되는데 최근엔 아예 슬라이스 된 제품까지 나온다.

 

 

브루노스트 치즈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노르웨이 치즈다.

현재 수입되는 브루노스트 치즈는 플로테미스(혹은 플로테미소스트), 구드브란드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영미권에서는 브라운 치즈라고 많이 부르는데 노르웨이어로 갈색에 해당되는 Brun과 치즈에 해당되는 Ost의 합성어가 바로 Brunost(갈색치즈)다.

노르웨이하면 떠오르는 아이콘 같은 음식이 바로 이 치즈인데 South Korea에서 큰 인기라는 말이 위키피디아에 실려 있음을 얼마 전 발견했다.

진짜 인기가 있긴 있나???

 

 

색깔이 완전 둘쎄 데 레체(Dulce de Leche)인데 아닌게 아니라 맛도 거의 엇비슷하다.

참고로 둘쎄 데 레체는 연유를 가열해서 만든 찐득한 시럽으로 캐러멜보다 풍미가 좀 더 있다고 해야할까.

가디언(The Gardian)지에 안 그래도 브루노스트 기사가 실렸는데 둘쎄 데 레체를 연상케 하는 맛이라는 표현을 읽고 나도 몰래 감격해버렸다.

역시 혀는 비슷해.

아르헨티나 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둘쎄 데 레체는 나중에 포스팅 해보는 걸로 하고...

 

 

브루노스트는 일반 자연 치즈와 같은 생산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미생물에 의한 숙성 기간이 없고 유청을 오래 가열하는 과정에서 유당에 의해 단맛이 생성되고 갈색이 된다.

완성된 브루노스트는 바로 냉장고로 직행, 몇 달 간 보관할 수 있다.

나도 브루노스트 플로테미스(fløtemys)를 사서 6개월 이상 놔두고 먹었는데 곰팡이는 아예 구경도 못했다.

 

 

여기서 잠깐.

현재 수입되고 있는 브루노스트 치즈는 크게 두 가지다.

플로테미스(fløtemys)와 구드브란드(Gudbrand).

자료를 뒤져보니 둘 다 말을 줄인 표현인 듯하다.

 

 

플로테미스(fløtemys)fløtemysost(fløtemys+ost)를 줄인 것 같은데 크림 유청 치즈라는 뜻으로 1800년대 Anne Hov가 기존 브루노스트에 크림을 넣고 무쇠솥에서 뭉근히 끓여 더 단단하고 더 치즈 같은 모양새로 제품을 탈바꿈시키면서 얻게 된 이름이다.

구드브란드(Gudbrand)는 플로테미스(fløtemys)가 시작된 Gudbrandsdalen, 즉 지역 이름이며 Anne Hov가 이곳 출신이다.

플로테미스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 Anne Hov는 우유에 보다 진한 맛을 주기 위해 염소젖을 넣었고 이 치즈가 수도 오슬로에서 명성을 얻으며 Gudbrandsdalen 지방의 치즈라는 이름이 붙어 Gudbrandsdalsot(구드브란드, Gudbrand)가 되었다.

 

 

브루노스트는 흡사 벽돌처럼 단단한 덩어리로 판매되는데 일반 치즈와 달리 조직이 매우 조밀하고 쫀쫀하다.

단면을 끝에서 끝까지 깨끗하게 자르기 어렵기 때문에 치즈 나이프 중에서도 슬라이스용 칼로 치즈를 긁어내는 것이 좋다.

 

 

 

 

브루노스트는 단맛과 짠맛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치즈라서 맛이 샤프한 치즈와 함께 페어링하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북유럽답게 주식으로 많이 먹는 호밀빵이나 얇은 크래커 스타일의 크리스피 브레드에 얹어서 먹으면 꿀맛.

잘라서 상온에 두면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샌드위치용으로 괜찮고 노르웨이에선 미트볼 소스나 베이킹 재료로도 사용한다고 들었다.

 

 

작년에 먹었던 플로테미스는 전형적인 육면체의 단단한 치즈였는데 최근 서울우유에서 이 치즈를 작은 육면체 사이즈로, 또는 얇게 슬라이스한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브루노스트 중 시노베(Synnøve Finden)는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큰 브루노스트 회사로 치즈 이름이 '플로테미스'라고 적혀 있다.

한편 '플로테미소스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브루노스트엔 Tine 로고가 붙어 있는데 그 Tine가 맞다면 가장 큰 브루노스트 회사다.

서울우유에서 Tine 제품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 것 같은데 제품 포장엔 없으나 판매대에는 '서울우유 플로테미소스트'라고 찍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 참고하시기 바란다.  

 

슬라이스 제품은 미리 잘라져 있어서 편한 점은 있으나 너무 얇게 자른 감이 있어 농밀하고 진한 단짠을 느끼기엔 다소 미흡한 감이 있다.

대체로 우리나라에서 파는 수입산 자연 치즈 중 슬라이스 된 제품은 유독 더 얇게 잘린 경향이 있다.

치즈맛이 너무 농밀하면 한국인 입맛에 먹기 힘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단 플로테미스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고다, 에담, 프로블로네 등등 너무 얇다.

 

 

그래서 브루노스트 또한 두 장 이상은 겹쳐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을 듯, 개인적으로는 육면체의 단단한 치즈 한 덩어리를 그냥 사는 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가격은 착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온에 오래두지 않아도 금방 꾸덕꾸덕한 스프레드처럼 늘어지기 때문에 얇은 델리햄, 슬라이스 된 자연치즈, 플로테미스나 구드브란드를 함께 겹쳐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맛의 포인트가 확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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