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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책/'BREAD'

"유튜브에서 많이 접으라고 하니까..."

by 필리젬마 2020.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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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접어주기(stretch & fold)를 그렇게 많이들 하세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이 포스팅의 제목이다.

유튜브가 그렇게 하라고 한단다.

 

 

수업 때 이 질문이 나갔다가 유튜브 얘기가 나와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된 적이 있다.

뭐든 새로운 것이 소개되면 정작 그것이 생겨난 중앙에서보다 전파된 변방에서 더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빵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As a general guideline, 1 or 2 folds are appropriate for all the breads in this chapter."

 - BREAD, 1st edit., p.150

 

 

굳이 in this chapter라는 구절에 밑줄 친 이유는 그런 레시피 조건이라는 점을 먼저 감안하고 접어주기 횟수를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다.

 

 

1. 우선, 그의 책은 TARTINE NO.1이나 NO.3에 비해 수분량이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되직한 느낌이기에 덜 접어도 되겠지만 씨앗 브레드처럼 수분량이 많은 경우에도 특별히 더 접으란 말은 없다.

 

 

2. BREAD 책 사워도우빵 레시피엔 소량의 이스트가 항상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스트가 없어도 발효가 잘 되지만 발효 시간이 짧아서 접어주기를 많이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TARTINE 책과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어쨌든 저자 Hamelman은 접어주기 한 두 번 만으로도 글루텐을 잡는 데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 length of bulk fermentation and degree of dough development during dough mixing determine the correct number of folds."

 - BREAD, 1st edit., p.149

 

 

발효 시간과 반죽의 글루텐 상태에 따라 접어주기 횟수를 정하는 것이 좋다.

그런 저자의 시각에 맞춰 내 레시피의 접어주기 횟수를 정하고 있고 그 결과가 대체로 1회인 셈이다.

특별한 경우(포카치아)에만 2회 이상 접도록 가르친다.

 

 

접어주기는 1차발효 도중만이 아니라 반죽을 만질 때마다 적용되는 방법

 

 

BREAD 책보다 수분량도 많은 내 레시피에 접어주기가 1회인 이유는 대략 이렇다.

 

 

1. BREAD책에 쓰인 강력분보다 힘이 약한 유기농 강력분을 사용한다.

2. 많이 접었을 때 나오는 식감과 볼륨이 싫다.

 

 

"[...] one that is folded too frequently becomes too strong, which results in reduced extensibility and volume."

 - BREAD, 1st edit., p.150

 

 

일반적인 강력분에 30분 간격으로 열심히 접어주기 하면 1회만 접었을 때에 비해 식감이 질기다.

이게 크러스트에서 표시가 특히 많이 나는데... 나 같은 치아는 먹기 힘들다.

 

 

많이 접는 횟수가 임계점을 지나버리면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처럼 빵 볼륨이 줄어든다.

이런 표현은 점잖은 편에 속하고 작업자들끼리 농으로 주고 받는 비행접시빵이 바로 이런 케이스에 속한다.

 

 

그래서 글루텐 약한 스펠트나 우리밀은 무념무상으로 접으면 안 된다.

없는 글루텐이 열심히 접어준다고 짱짱해질 것 같으면 그게 강력분이지 우리밀이겠나.

유튜브에 나오는 신나게 접는 장면은 그나마 백설, 곰표, 큐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레시피를 따라하는 홈베이커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면 레시피 재료가 몇 그램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몇 번을 접어야 하는 반죽인지, 그 접어주기 횟수가 발효 시간과 재료 특성에 맞춰 조화로운지, 늘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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