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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레시피

치아바타, 이탈리아 밀가루로 만들다

by 필리젬마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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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당연한 소리지만 이제야 이탈리아 밀가루로 치아바타를 만들었다.

원래는 사워도우로 테스트 할 생각이었으나 이탈리아 밀로 풀리쉬 한 번 안 만들고 사워도우로 냉큼 건너뛰는 건 왠지 자만스러운...

 

 

 

최근에 치아바타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면서 한 대목 읽자마자 그만 사워도우 치아바타에 대한 재,재,재시도의 열망이 확 꺾였다.

사워도우가 아니라 애초에 이스트로 만든 빵이란 걸 알고는 있어지만 그래도 이탈리아를 떠올리는 빵이라 역사가 한 100년은 된 줄 알았더니 1982년 북부 이탈리아 아드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빵이다.

이스트가 나오고도 진작에 나온 20세기 레시피.

그래서 더더구나 풀리쉬, 비가로 테스트 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레시피는 크게 어렵게 짜지 않고 BREAD 책에 나온 풀리쉬 치아바타를 양만 줄이고 거의 그대로 따랐다.

 

< 풀리쉬 >

물 45g

카푸토 쿠오코 45g

인스턴트 이스트 반꼬집

 

* 밤에 섞어두고 최대한 시원한 곳에 두었다

 

 

< 본반죽 >

풀리쉬 전부

카푸토 쿠오코 105g

밀배아 5g

물 65g

올리브 오일 3g

소금 3g

 

 

* 총수분량은 73% 정도(글루텐 테스트라서 더 넣지 않았다)

* 1차발효 3시간 (중간에 접어주기 3회, 30분 간격)

* 2차발효 1시간 30분 

* 뚜껑 덮고(스팀)  230도, 뚜껑 열고 230도

 

 

테스트라서 덩어리 하나 분량만 구웠다.

위 레시피론 딱 적당한 크기 하나이므로 원하는 개수만큼 곱해서 만들면 된다.

뚜껑 없이 물스프레이만 주고 구워볼까 하다가 내 오븐은 수입 컨벡션 오븐이 아니므로 뚜껑을 덮었다.

고가의 컨벡션 오븐은 사워도우엔 아쉬운 오븐이나 풀리쉬 빵 정도는 소량의 스팀만으로도 잘 나온다.

 

 

 

일단은 풀리쉬로 테스트했다.

제빵 전날밤, 물과 이탈리아 밀가루 카푸토 쿠오코를 1 : 1로 섞고 이스트를 반꼬집 정도로 세듯이 넣었다.

그렇게 미량 넣어도 발효 시간 12시간을 못 버티고 9시간만에 두 배로 완성.

정확하게는 두 배가 살알짝 안 되는 것 같은 부피.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씩은 풀리쉬 빵을 만들었는데 이런 풀리쉬 냄새는 거의 처음 맡아본다.

일반 강력분으로 만든 풀리쉬는 극소량의 이스트를 넣었지만 특유의 이스트 냄새가 났었다.

그래서 비주얼이 사워도우 발효종과 비슷해서 그 냄새를 예상하고 코를 들이댔다가 어이쿠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탈리아 밀가루로 만든 풀리쉬에서는 이스트 냄새가 안 난다.

풀리쉬 냄새가 달달하다.

이스트가 그땐 많았을까, 아님 내 기억이 잘못된 걸까, 것도 아님 내 코가 잘못된 걸까. 

 

 

풀리쉬 촬영 때문에 깔아두었던 천을 깜빡 잊고 안 걷었다 / 천 색깔 때문에 빵이 맛없어 보인다

 

 

확실히 일반 강력분보다 글루텐이 약한 연질밀이라 그런지 73% 수분량인데도 반죽이 약하다.

하지만 신장성 하나는 또 끝장, 살살 늘여서 3단으로 접어주며 성형해보니 반죽은 약해도 글루텐 끊어질까 무섭진 않다.

더 색깔을 바짝 낼까 하다가 그냥 정해진 시간만큼만 굽고 골든 브라운일 때 끝냈다.

고열인데다 날씨가 더워 식는 도중 만져보니 물컹물컹해서 더 바짝 구울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바짝 구워바삭함을 테스트하기엔 습도가 너무 높은 계절이기도 하다.

완전히 식힌 후 칼질할 때의 손맛(?)으론 예상보다 물커덩하진 않았고 빠삭빠삭한 느낌.

 

 

 

이탈리아 밀가루로 작업하면서 계속 같은 말이 반복되지만 정말이지 맛.있.다.

논픽션 사워도우 1권 재출판 때문에 곰표 중력분/강력분 쓰고 있는 것 외에 다른 제품의 강력분은 요즘 일절 쓰지 않고 이탈리아 것만 사용 중인데...

내년을 목표로 우리밀빵 책을 내기 위해 지금 간간히 테스트 중인 걸 감안하면 생각보다 오랫동안 유기농 강력분은 내 작업대에서 보기 힘들 것 같다.

당분간 백밀은 이딸~~~리아....

 

 

 

일반 강력분 치아바타보다 크러스트가 더 약하고 얇다.

올리브 오일이 첨가되었기 때문에 기공이 조밀하게 나온 감이 있다.

오일 덕에 반죽 다루기는 수월하고 식감이 쫀득해졌다.

밀배아가 들어가서 고소한 맛도 일품.

 

 

 

다음 테스트 땐 수분량을 약간 더 늘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연질밀이라도 얼마나 늘어나는지 체크해보면 재밌을 듯.

간만에 다룬 진반죽도 재밌거니와 밀이 독특해서 한동안 같은 밀가루에 질린 분들은 이탈리아 밀가루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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