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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사워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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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세스, 사워도우를 만나다 미국에서는 그래험 크래커를 어린이 건강 간식쯤으로 여긴다. 대체로 꿀을 넣어서 만드는데 내가 찾은 레시피는 매우 드물게도 몰라세스를 사용했다. 요즘은 해외직구가 많아서 사이트 들어가면 다양한 몰라세스가 좌르륵 나오지만 그 당시 마트에 가니 긴 병에 할머니 그려진 브랜드 딱 하나. 그렇게 만든 그래험 크래커는 거의 로투스에 가까운 맛... 계속 집어 먹는다. 아직도 그 레시피는 가끔씩 생각나는, 그러나 귀찮아서 만들기 싫은 고대 유물쯤으로 남아 있다. 몰라세스를 이스트빵에 넣은 레시피를 발견했을 때 그래험 크래커에서의 환상을 기대했다. 환상은 지옥으로 끝났다. 이스트빵을 아비규환으로 만든 몰라세스, 너무 강하고 너무 역겨웠다. 이 재료가 사워도우와 찰떡 궁합임을 알려준 사람은 테레사 그린웨이. 미국 홈베이.. 2021. 1. 12.
코리앤더, 그 달달하고 상큼한 향 논픽션 사워도우 vol.2에 코리앤더 간 것을 넣고 아인콘 사워도우를 만들었다. 지인이 그 빵을 만들고 인스타에 올리면서 아인콘의 그 생경한 쇠맛(?)이 싫었는데 내 빵은 향기롭다고 평가해줘서 고맙기 이를 데 없었다. 코리앤더는 빵에 잘 매칭하면 정말 좋은 재료지만 쓰는 법을 많이 모르는 것 같아서 소개해 본다. 요새 우리나라 사람들도 베트남 쌀국수에 듬뿍 넣어달라 하는 고수의 씨앗이 바로 코리앤더다. 실란트로라고 영미권에서 부르는 고수가 우리 입맛에는 많이 센 것 같지만 미국에서 먹었던 고수는 방향제 수준으로 향이 강하다. 쌀국수에 실란트로 수북히 올려 향기에 폭삭 젖은 그 국물을 들이키곤 했으나... 귀국하고 지금껏 먹어본 쌀국수엔 그런 강렬한 한 방을 적셔주는 고수는 한 잎도 없었다. 쓸어 담아도 .. 2021. 1. 11.
컨벡션 바람의 위력 논픽션 사워도우 vol.1에 실었던 포카치아 레시피를 더 이상 쓰지 않는 편이다. 그땐 강력분으로만 만들었는데 자꾸 먹다 보니 질긴 식감이 싫어진다. 닭살처럼 찢어지는 빵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호밀빵이나 통밀빵이 주는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하는 나로선 강력분 포카치아는 수정이 필요한 레시피였다. 그래서 이번에 출판된 논픽션 사워도우 vol.2에서는 스펠트나 프랑스 비롱 백밀 T55를 섞은 포카치아를 실었다. 바삭한 식감에 식어도 크러스트가 강력분 100% 썼을 때보다 더 부드럽고 질기지 않다. 이번에도 새삼 느꼈지만 사워도우 포카치아는 굽는 온도가 낮아서 굳이 뚜껑(스팀)을 덮을 필요가 없으나 컨벡션 오븐은 오히려 덮고 굽는 게 나을 것 같다. 현재 쓰고 있는 오븐은 리빙코리아 67리터. 컨벡션 .. 2021. 1. 3.
강력분에 대하여(3) - 유기농 강력분 키알라(호주산) 호주산 강력분 키알라를 썼을 때 맥선 강력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유기농은 정녕 생산 과정만 관심사일 뿐, 맛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는 뜻인지 아리송하기도 하고… 혓바닥이 둔해서 어느 지점이 맛있는 포인트인지 딱 부러지게 말하기도 어려웠고… 수업을 오픈했으니 유기농을 쓰긴 써야겠고 생각만큼 맛은 안 나고 고민이 많았다. 솔직히 2011-2014년까지 주구장창 써왔던 곰표 강력분이 더 맛있는 것 같았다. 여담으로 수업 때 만난 30대 청년 베이커가 시중 3대 브랜드 중 곰표가 젤 맛있다고 하는 바람에 박장대소하며 감동받은(진짜로!!!) 기억이 난다. 나의 초짜 시절을 함께 한 재료에 대해 누군가 동조해주는 데서 오는 안도감 같은…??? 내 책, ‘논픽션 사워도우’에 실린 레시피 중 호주산이라고 적힌 강력.. 2020.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