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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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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들이 싫어(?)했던 미생물(feat. 맥주 양조) 싫어했다기 보다 좋아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수도 있겠다. 맥주에 대한 역사를 들여다 보면 베이커와 맥주 양조장과의 관계가 매우 밀접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현대의 맥주 발효와 빵 발효에 똑같은 이스트(Saccharomyces cerevisiae)가 사용된다는 건 우연이 아닐 테니까. 특정 미생물(가령 이스트)만 뽑아서 사용할 수 있었던 시대는 양조 역사상 그리 길었던 편은 아니다. 시판 이스트가 개발된 게 1850년, 대량 생산으로 접어든 때가 20세기였으니 중세 시대의 맥주란 그야말로 사워도우의 액체 버전이라 할 만 했다. 맥주 한 잔에 Saccharomyces cerevisiae가 아닌 온갖 다양한 미생물로 바글바글한 게 당연했다는 말씀. 그래서 단일 미생물인 현재의 이스트를 분리해내.. 2023. 12. 11.
치아바타, 이탈리아 밀가루로 만들다 너무도 당연한 소리지만 이제야 이탈리아 밀가루로 치아바타를 만들었다. 원래는 사워도우로 테스트 할 생각이었으나 이탈리아 밀로 풀리쉬 한 번 안 만들고 사워도우로 냉큼 건너뛰는 건 왠지 자만스러운... 최근에 치아바타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면서 한 대목 읽자마자 그만 사워도우 치아바타에 대한 재,재,재시도의 열망이 확 꺾였다. 사워도우가 아니라 애초에 이스트로 만든 빵이란 걸 알고는 있어지만 그래도 이탈리아를 떠올리는 빵이라 역사가 한 100년은 된 줄 알았더니 1982년 북부 이탈리아 아드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빵이다. 이스트가 나오고도 진작에 나온 20세기 레시피. 그래서 더더구나 풀리쉬, 비가로 테스트 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레시피는 크게 어렵게 짜지 않고 BREAD 책에 나온 풀리쉬 치아바타를 양만.. 2021. 6. 29.
텔리오글루 유기농 강력분 처음 벰탯 유기농 강력분을 썼던 이유가 가성비 때문이었는데 텔리오글루도 마찬가지다. 재작년 말에 샘플로 받은 후 뭘 테스트 해볼까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어 냉동실에 한동안 방치했다. 작년 중반께 코로나로 쉬면서 그간 직업병으로 앓던 만성 골반 통증이 악화되면서 몸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식빵을 만들다가 지금까지 텔리오글루를 사용 중이다. 닭고기(?) 식빵을 좋아하는 (홈)베이커에게 만족스런 글루텐은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 텔리오글루 정도라면 사워도우 식빵으로 괜찮다. 후기 보면 괜찮던데 다들 어떤 빵을 만드시는지 알 수가 없으니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일단 사워도우 특징상 글루텐 아무리 잘 잡아봐야 미생물 분해 때문에 완성빵에서 이스트 조직 같은 글루텐은 살아남기 어렵다. 그런 조직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이.. 2021. 1. 5.
과일 발효종을 위한 변명 – 너는 누구냐?! 수업 때마다 늘 맞닥뜨리는 케이스가 있다. -> 다른 클래스에서 천연발효종 수업을 듣고 빵 만든 지 1년 이상 됐다 -> 발효종을 분양받았고 먹이주기 1:1:1 유지, 그 이상 비율로 먹이면 발효되지 않는다 -> 빵 발효가 잘 안 된다 이런 케이스를 만날 때마다 나는 늘 같은 얘기를 꺼낸다. 1.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천연발효종빵과 서구의 사워도우빵은 다르다 2. 액종, 즉 과일(혹은 현미)로 만든 발효종과 사워도우 발효종은 다르다 3. 1:2:2 이상 먹이주기 했을 때 부풀지 않는다면 빵을 발효시키지 못한다(반드시 이스트 필요) 액종은 계속 키우는 개념이 아니다. 두 세 번 빵 만들다 보면 점점 발효력이 떨어지는 걸 쉽사리 느낄 수 있다. 신맛이 나니까 사워도우 아니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봤는데 이스트 빵.. 2020.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