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바닥이 타원형으로 구워지는 이유(1) - 컨벡션 오븐의 열풍이란...

 

 

 

바게트 빵이 잘 구워졌는지 보여주는 가장 흔한 방식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빵을 가로로 반을 갈라 기공을 보여주는 것이 그것.

 

 

 

나는 바게트 빵을 볼 때마다 항상 빵 밑바닥이 궁금하곤 했다.

왜 빵 바닥면이 평평하지 않고 타원으로 둥그렇게 구워질까?

바게트 빵을 유심히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구워진 바닥면이 평평하지 않다.

그래서 바게트를 자른 단면 컷을 보면 주로 타원형이다.

 

 

 

 

잘 구운 사워도우빵은 바닥면이 위 사진처럼 평평하게 나온다.

하지만 사워도우빵 바닥면도 바게트처럼 둥글게 구워지는 경우 또한 흔하다.

사워도우 초창기 수업 때 어떤 분은 사워도우빵 바닥이 평평하게 나와 못생겨서 싫다는 분도 있었다.

바게트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 아닐까 짐작도 해본다만 요즘은 이렇게 말하는 분들 거의 못 봤다.

 

 

 

속까지 잘 구워진다면야 바닥면이 타원이든 평평하든 전혀 상관은 없다.

다만 그렇게 구워지는 사워도우빵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혹은 문제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한밤중에 구워진 실패한 빵

 

 

위 사진처럼 사워도우빵 바닥면이 둥글게 구워지는 건 열풍만 있는(혹은 열선이 있어도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일반 컨벡션 오븐의 특징이다.

특히 베이킹 스톤이나 무쇠솥/팬을 쓰지 않는 경우에 더 더 더 둥글게 구워진다.

 

 

 

열풍으로 오븐을 데우는 동안 컨벡션 오븐 내부 중 상단 부분에 열이 집중된다.

그래서 반죽 윗면이 바닥면보다 집중적으로 열을 받게 된다.

열선 기능과 컨벡션 기능을 같이 켜고 오븐을 데워도 마찬가지다.

 

 

 

일방 위쪽으로 몰린 열은 흐물흐물한 반죽을 힘껏 끌어당긴다.

바닥에서 받은 아랫열을 이용, 위로 오븐스프링을 올리는 힘은 약한 대신, 윗열이 반죽을 끄집어 당기는 힘이 더 강하다.

특히 유지류나 당류가 없어 반죽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하드 크러스트 빵반죽은 더 수월하게 오븐 윗열의 영향을 받는다.

위로 뜨는 반죽을 진정시킬만큼 바닥열이 뜨겁지 않기 때문에 반죽이 위로 들뜬다.

그래서 바게트처럼 타원으로 둥글게 구워진 바닥면을 보게 된다.

 

 

 

열선 오븐이나 가스 오븐에서 구우면 아랫열이 강하기 때문에 반죽이 닿자마자 순식간에 익으면서 바닥면이 평평해진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열이 반죽 내부를 통과하며 오븐스프링을 일으킨다.

기공의 모양은 컨벡션 때문에 위로 억지로 당겨진 빵보다 바닥이 평평하게 익으면서 올라오는 빵이 더 자연스럽다.

 

 

 

 

이건 비단 컨벡션 오븐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위아래 온도 조절이 가능한 상업용 오븐도 마찬가지다.

베이커리에서 사용하는 오븐은 대체로 윗열, 아랫열 온도를 따로 조절하게 되어 있고 상업용 제빵에서는 대체로 윗열을 높게 설정한다.

다만 열풍이 아니라 열선이 지나가고 온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컨벡션처럼 극단적인 윗열 우위인 상태에서 빵이 구워지진 않는다.

 

 

 

바게트처럼 얇고 긴 스타일의, 단면적이 좁은 빵은 윗열이 높은 것이 더 유리하다.

그렇지 않다면 빵이 납작하게 깔리면서 부피가 작게 나오고 모양도 빠진다.

 

 

 

사워도우빵이 이런 열풍에 노출되면 오븐스프링, 쿠프, 빵 면적에 여러가지 아쉬움을 안긴다.

사워도우 베이킹에서 무쇠솥/팬이나 베이킹 스톤이 중요한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특히 장비빨 좋다하는 비싼 컨벡션에서 더더구나 이들 도구가 필수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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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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