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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잡설

빈혈, 커피, 그리고 비타민 C

by 필리젬마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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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지독한 빈혈 증세로 벌써 10년 가까이 고생 중이다.

여자일거란 강력한 추측을 뭉개버린 그 남자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4까지 내려간 적도 있었다.

6이 응급실 수치인데 4였던 그때 숨이 붙어 있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정도.

문제는 잘 낫지 않고 건강검진 2년을 주기로 매번 철분 주사를 맞고 있다는 것.

 

 

by daniel-dan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 의료계에 종사하신 분이 지인을 보자마자 커피나 콜라 많이 마시냐고 물어볼 정도로 지인은 콜라를 입에 달고 산다.

플러스... 커피에 항산화 성분이 많아 건강에 좋다며 1일 1커피를 거르지 않았다.

그럼 자신이 옳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든가...

본전도 못 찾는 그 사람은 이번에도 빈혈 수치 9가 나오는 바람에 철분제를 먹고 철분 주사를 맞았다.

 

 

물론 콜라나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반드시 빈혈에 걸린다는 건 아니다.

다만 빈혈이 매우 심한 사람은 콜라나 커피를 멀리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약사나 의사가 잘 알려주면 좋겠지만 의료계에 50년 계셨던 그분처럼 직설적으로 얘기하시는 분들은 주변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것도 현실.

 

 

보통은 매달 생리를 하는 여자들의 빈혈 빈도가 남자보다 더 높은 편이고 실제로도 20-40대의 빈혈 환자 비율이 여자가 남자의 12배라고 한다.

빈혈 증상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 어지럼증

- 쉽게 부서지는 손톱

- 가쁜 숨

- 창백한 입술 양끝

 

 

대충 이런 정도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 지인 사례를 직접 접해 본 나로선 이 정도 증상을 보일 정도면 일상 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봐야 맞다.

다 병원이나 집에 있을테니...

 

 

 

헤모글로빈 수치 4가 나왔을 때 지인의 표현을 빌자면 자기집 아파트 길목을 숨이 가빠 걸을 수가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빛의 속도로 자기를 지나쳐간다고 했다.

이건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라서 가능한 증상이고 이 정도 상태면 응급행이기 때문에 자가 진단으로는 사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의료계 50년 경력의 전문가에게 들은 유용한 빈혈 체크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하얀 귀(핏기가 전혀 없거나 거의 없을 정도로 창백)

-- 허옇게 핏기 없는 눈밑(눈밑 혈관이 드러나도록 아래 눈꺼풀을 내려보면 붉은 기 없이 하얗다)

-- 아침 기상 시간에 쉽게 일어나지 못함

-- 식욕과 입맛이 없어 잘 먹지 못함

-- 식욕과 입맛이 없기에 더더욱 커피나 콜라에 의존

 

 

정말이지 귀신같은 체크 리스트였는데 위에서 열거한 모든 증상을 지인은 모두 갖고 있었다.

지인은 종합 병원에 가서 정밀 진단까지 받았다지만 별 다른 중증 의심 사례는 포착되지 않았다.

 

 

by igor haritanovich

 

 

콜라와 커피를 들이부어도 끄떡없다는 사람들은 열외로 하고...

빈혈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카페인을 접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카페인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철분이 흡수되기도 전에 철분과 결합하여 모두 소변으로 내보낸다.

내가 아는 의료계 전문가도 얘기하셨지만 특히 식후에 마시는 카페인은 철분 흡수를 90%까지 낮춘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식후에 한 잔 멋지게 걸치는 커피가 내 몸의 철분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는 비단 커피 뿐만이 아니라 차에 들어있는 탄닌 성분 또한 철분 흡수를 막는다고 하니 빈혈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반면 철분과 궁합이 짝짝 맞는 영양소가 바로 비타민 C다.

이번에 지인도 병원에서 보다 못해 철분 주사와 철분제재는 물론 비타민 C까지 같이 처방해 주었다 한다.

일반적으로 철분 30mg 흡수에 비타민 C 200mg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인처럼 한시가 급한 환자는 1000mg짜리 알약을 복용해도 되겠고 그 정도가 아니라면 평상시 비타민 C가 풍부한 오렌지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얼마 전, 동의보감을 읽어 보니 조혈 작용에 골수만큼 좋은 재료도 없다는 부분을 읽었다.

우수(소의 골수)라고 하여 영양식품으로 가장 우수하다고 적혀 있는데...

골수에는 조혈 작용에 필요한 단백질, 지방, 철, 구리, 비타민 B12 등이 들어 있다. 

그래서 빈혈인 사람들에게 소뼈를 푸욱 고아 만든 곰탕을 최고의 음식으로 여겼던 건 너무도 당연한 일.

 

 

 

나는 어릴 적 엄마가 몹시 바쁘셨던 관계로 특히 한겨울에는 밥 차리기 쉽다는 이유로 곰탕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에 그 덕분인지 아무리 며르치 몸매여도 빈혈로는 고생하지 않았다.

얘기 들어보면 집집마다 겨울에 곰탕 지긋지긋하게 먹었다는 경험들이 우리 또래엔 꽤 많았는데 지금은 글쎄???

 

 

 

비타민 C는 철분과의 궁합 외에도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149)

말이 나왔으니, 커피는 빈혈에도 나쁘지만 위장 장애에도 결정적인 음식인 만큼 비타민 C의 역할은 커피 달고 사는 사람들에겐 꽤 훌륭한 영양제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봤자 카페인 때문에 체내 흡수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내 몸이 거부한다면 커피는 위험한 기호 식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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