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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잡설

뚱뚱한 뇌를 위한 비건???

by 필리젬마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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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책 한 권을 읽다가 홀딱 깬 문장이 있었다.

"우리 몸에서 가장 뚱뚱한 부위는 어디일까?"

당연히 궁둥이 내지 허벅지라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실로 지방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의 뇌다.

60% 이상이 지방으로 구성된 우리 뇌를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

 

 

picture by lisa-fotio

 

이 지점에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게 비건식이다.

과연 비건이 우리 뇌를 위해 적합한 식사인가 하는 점이다.

'채소를 많이 먹자'는 것과, '채소만 먹겠다'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의 저자는 미국의 의사이며 대학생 때부터 10년이 넘도록 비건식을 고집해 왔다고 한다.

비건을 고집한 근저에 본인은 의식있는 사람이라는 우월감이 있었다고도 고백했다.

어느새 비건은 건강을 위한 한 방편이라기 보다 신념으로 굳어진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먹거리에 신념을 불어넣게 되면 건강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우를 범하기 쉽다.

 

 

 

여튼 그 책의 저자인 의사는 비건식에서 탈출하여 적절한 지방을 섭취한 후에야 머리가 맑아졌다고 토로했다.

비건을 하는 동안 머릿속이 늘 안개 낀 것처럼 흐릿했다고...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뇌를 위한 영양소, 우리가 잘 아는 오메가 3라는 물질은 신체 내에서 합성되지도 않을 뿐더러 동물성 지방에서 주로 나온다.

연어, 고등어, 참치 등의 등푸른 생선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얻을 수 있다.

 

 


오메가 3는 EPA나 DHA의 형태로 전환되어야 흡수가 가능하다.

그래서 DHA가 풍부한 참치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인데...

식물성인 들기름에도 DHA가 들어있다고는 하나 DHA 및 EPA로 전환율이 낮은 알파리놀렌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흠이다.

성인의 경우 들기름으로 얻을 수 있는 DHA 전환율은 10-15%, 아이들의 경우 3- 6% 이하라고 하니 성장기 아이들 건강을 위한다면 들기름만으로 뇌 건강을 지키긴 어렵다.

 

 

 

반면 미역이나 파래는 알파리놀렌산이 아닌 DHA 형태로 오메가 3가 들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역이나 파래도 잘 섭취하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것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요오드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편 서구인들은 김, 미역, 파래, 등등 구별없이 모조리 sea weed라고 부를 만큼 해초를 딱히 먹거리로 생각하지 않기에 이들 음식에서 오메가 3를 섭취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

 

 

 

결국 비건이 오메가 3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한 가지로 귀결되는 것 같다.

바로 건강기능식품인 fish oil에서 섭취하는 것.

 

 

 

하지만 음식 형태가 아닌 기능식품으로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그것도 문제가 생긴다.

주기적으로 fish oil이 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오메가 3과 오메가 6의 균형 관계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

이상적인 비율은 오메가 3 : 오메가 6 = 1:4 정도.

오메가 3는 오메가 6보다 비율이 낮아야 한다.

오메가 6를 나쁘다고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신체 내에서 오메가 6의 역할도 무시 못한다.

오메가 3와 오메가 6에 대해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이들의 비율이지 일방이 좋고 나쁨이 아니다.

현대인의 문제는 오메가 6가 식품을 통해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이지 일방 끊게 되면 항염증 작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

 

 

 

picture by karolina-grabowska

 

 

적절한 동물성 지방의 섭취는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치매 환자에게 지방산을 투입했더니 경과가 좋아졌다는 연구도 있고...

도파민이 부족할 경우 신경질과 짜증이 잦고 식욕 저하 및 편식의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도파민 생성에 도움을 주는 것도 DHA다.

(도파민은 약이나 게임을 해야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행복감은 물론 집중력 및 학습 능력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방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뇌를 위해 우리가 공급해야 할 적절한 영양소는 지방으로부터 오는 것이 타당하고 그 지방도 체내 흡수율이 매우 낮은 식물성 기름이 아니라 등푸른 생선 등을 통한 동물성 지방이 적합하다는 게 지금 읽고 있는 책 저자(의사)의 생각이다.

 

 

 

정보는 많고 판단과 선택은 개인의 몫이다.

내가 읽고 있는 책도 정답의 일부일 뿐, 만인을 위한 해결책은 아니다.

채식이든 육식이든 특별히 건강상 문제가 아니라면 균형적인 식단이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신체적 특이점을 무시한 채 우월감을 바탕으로 한(책 저자처럼) 신념을 추종하기 위한 채식은 건강을 해칠 뿐이다.

 

 

******

요즘 개인적으로 비건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는데 내가 비건이 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지인이 비건식으로 돌아서면서 이전과 달라진 외양상의 변화라든가 어린 자녀의 발육 상태, 성격 등이 과연 인과관계가 있는지 개인적인 관심사로 대두됐다는 점을 부인하진 않겠다.

이전에 쓴 비건의 함정에 대해서는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153 를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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