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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사워도우 제빵팁

누구를 위한 벤치 타임?

by 필리젬마 2020.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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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D 책을 보면 재밌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Pain au Levain Rye Sourdough 섹션의 레시피를 보면 약속이나 듯이 벤치 타임이 없다.

반면, TARTINE 책에 보면 벤치 타임을 하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누구 말이 옳은가?

 

 

수업 때도 벤치 타임에 대한 질문이 자주 들어온다.

긴가민가 모르겠는데 반죽 상태를 보아하니 오래 두면 되겠다 싶어 동물적 감각으로 잽싸게 2차발효 하는 분들도 계시고

제빵 과정에 생략은 없다며 꼬박꼬박 지키는 분들도 계시고

 

 

벤치 타임 지켜서 나오면 빵엔 방법이 괜찮다는 얘기일 듯하다.

만약 벤치 타임 성형이 어려울 정도라거나 2차발효 너무 늘어지는 감이 있다면 벤치를 괜히 하고 있는 경우일 수도 있다.

 

 

BREAD 벤치 타임에 대한 언급이 없을까?

스트레이트 이스트빵 레시피엔 예외 없이 벤치 타임이 적혀 있다.

 

 

BREAD TARTINE 책은 업장 기준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반죽량을 기준으로 레시피를 실었다.

기본 반죽 자체가 kg 단위고 과정마다 분할(dividing) 과정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분할을 하다 보면 이미 분할해서 쉬고 있을 수밖에 없는 앞선 반죽들이 있고 분할이 끝나고 나면 반죽부터 성형을 시작하는 너무도 당연하다.

 

 

BREAD 책엔 전혀 언급이 없지만 아무레도 하멜만은 시간을 따로 언급하지 않은 벤치타임으로 계산하지 않았나 싶은 추측이 든다.

 

 

분할된 반죽은 모양이 뒤죽박죽이므로 preshaping 필요하고 그렇게 가성형을 반죽은 본격적인 성형이 가능하도록 반죽이 충분히 이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들 경험이 있겠지만 벤치 타임을 충분히 두지 않은 이스트 반죽은 성형할 탄력이 너무 좋아서 원하는 대로 늘여서 모양 잡기가 쉽지 않다.

 

 

사워도우는 스트레이트법 이스트빵과는 반죽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성형을 위해 기다려주는 시간을 길게 잡으면, 온도와 습도까지 도와줄 경우 반죽은 안드로메다로

 

 

1차발효가 끝난 반죽을 부푼 상태 그대로 성형하는 경우는 없다.

나만 하더라도 1차발효가 끝나면 사방 접어주어 기공을 정리하면서 반죽을 탄탄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바구니를 챙기고 면보를 깔고 덧밀가루를 꺼내고그렇게 잠깐 동안 보내는 시간을 벤치 타임으로 퉁친다.

사이 반죽은 언제 접혔었던가 싶게 다시 늘보가 되어 있다.

 

 

미생물이 생각없이 먹고 싸는 과정의 일부를 우리는 굳이 이름을 붙여가며 구별짓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과정과 과정 사이에 부러지는 단절은 없으며 연속성을 띄고 계속 이어지는 활동이므로 반죽(kneading), 성형, 벤치, 집어치우고 과정 전체가 발효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면,

벤치타임을 했는데 발효가 되지?”

이런 소리가 나오게 된다.

 

 

이스트 제빵에 숙련된 분들의 고정 관념

여기까진 반죽!”

여기까진 발효!”

여기까진 벤치!”

뭔가 부러진 과정상의 구분을 선호한다는 인상을 준다.

 

 

테크닉이 화려한 일부 이스트빵은 어느 접점에서는 제과와 맞닿아 있기 때문인 것도 있다.

제과는 제빵과 달리 화학적으로 그렇게 수밖에 없는 결과물이다 보니 시킨대로만 하면 실패가 없는 반면

제빵은 작업자가 컨트롤 없는 생물학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과정을 딱딱 잘라서 이해하려 들면 매우 어렵다.

 

 

벤치타임을 어떤 반죽에든 필요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처럼 소량을 하는 사람은 반죽 정리해 놓고 성형 준비하는 것으로도 족하고 업장에 있다면 소분하고 둥글리는 동안 차근차근 반죽 순서대로 휴식이 진행 중인 셈이다.

 

 

TARTINE NO.3에서 로버트슨은 20 – 30 동안 벤치타임을 두라고 했는데

내가 로버트슨처럼 유명한 사람도 아니라서 그렇게 길게 벤치타임을 둬야 할까 수는 없지만

 

 

1차발효가 끝나면 마무리로 접어주기를 해준다 / 그리고 잡다한 성형 준비 시작... 그렇게 짧은 벤치타임이 흘러간다

 

 

사람의 발효 시간과 레시피가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생각은 이렇다.

벤치타임과 관련된 그의 레시피 특징은 적은 발효종 양과 상대적으로 짧은 1차발효.

 

 

소분과 preshaping 걸리는 순차적인 작업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는 제쳐두고라도 1차발효는 발효종 비율에 비해 짧다.

1차발효가 짧기 때문에 2차발효가 당연히 길어질테고

 

 

1차발효를 줄인 덕에 탄력성이 좋은 반죽은 성형이 수월한 감도 분명 있을 같다.

따라서 벤치타임에 시간을 할애할 있는 여지가 있다.

20-30 동안 분명 발효가 진행되겠지만 1차가 짧았기 때문에 2차발효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NO.3 소개된 레시피는 충전물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배합되었기 때문에 1차발효를 끝까지 하게 되면 성형과 2차발효 부담이 된다.

게다가 거기는 샌프란시스코다.

 

 

내가 로버트슨 머리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도 아니니 추측만 가능할 뿐이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빵이 벤치타임 30분을 견딜 있다면 과정에 맞는 방법이.

단, 무턱대고 30분을 쉬는 게 아니라 그 쉬는 시간을 위해 앞뒤로 1차발효와 2차발효에 대한 이유있는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TARTINE 레시피는 그 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벤치타임에 관한한 BREAD 책도 TARTINE 책도 맞는 얘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작업 방식에 맞게 선택하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에 하자가 없다면 어느 쪽도 틀린 얘긴 아니다.

 

 

며칠 우리밀 사워도우를 만드는데 1차발효에 3시간 걸렸다.

에어컨 덕분에 시간이 걸리고 반죽도 양호했는데 발효 완료까지 적어도 1시간은 필요했지만 여름은 여름이라 혹시 완료 시점에 반죽 퍼질까봐 스톱했다.

 

 

대신 벤치타임을 10분간 두었고 2차발효는 3시간 동안 진행했다.

아마 좋은 가을이었다면 1차발효를 끝까지 마쳤을테고 벤치는 없는 대신 2차발효는 1시간 반에서 끝났을 같다.

 

 

벤치타임과 발효는 연장선상에 있는 과정이므로 어느 쪽에 시간을 할애할 결정하는 데엔 많은 요인들이 있다.

온도, 습도 , 발효종 , 재료 특성과 배합량 등을 고려해서 반죽 진행 상태에 맞는 과정과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면 된다.

 

 

이스트 제빵을 사워도우에 끼워 넣으려는 모범생 같은 고집을 조금만 내려놓는다면 사워도우는 쉽게 다가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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