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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사워도우 제빵팁

이탈리아 00 밀가루의 W 와 P/L

by 필리젬마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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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의 스펙이라고 할 수 있는 W 와 P/L 은 BREAD 책에도 자세히 나와 있다.

읽어도 그냥 막연하게 다가오는 수치일 뿐, 강력분에만 집중된 제빵을 한다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나도 이 수치에 집중하게 된 게 이탈리아 00 밀가루를 쓰면서, 정확하게는 이탈리아의 진짜 파네토네를 먹어본 후부터였다.

 

 

 

밀가루 공동 구매를 진행하면서 들어왔던 많은 질문들 중 W 와 P/L 값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아마 이탈리아밀을 오랫동안 쓰시고 매우 잘 다루는 분이 아닐까 싶은데...

 

 

 

이탈리아 밀가루는 W, P/L 값에 따라 밀가루 용도를 구별하는 경향이 있다.

00 밀가루라 하더라도 이 두 값이 브랜드마다 같지 않다.

 

 

 

W는 밀가루의 강도를 나타낸다.

보통 45 - 400 사이의 값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고 숫자가 커질수록 strong flour 라고 보면 된다. 

BREAD 책에 나와 있는 실험 대상 밀가루의 경우 W가 335, 미국밀일 가능성이 클텐데 역시나 글루텐이 얼마나 강한지 충분히 말해주고도 남을 수치다.

 

 

 

 

W 값이 160-250 정도면 제빵이 가능한데 미디엄 수준의 강도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빵이 치아바타, 포카치아 같은 부드러운 빵 계열이고 이 수치는 무른 반죽에도 적합하지만 수분이 적은 반죽에도 사용된다.

되직한 비가biga를 사용하여 멋진 빵이 가능한 이유일 것 같고...

 

 

 

개인적으로 반가운 사실은 요 정도 수치(160-250)가 사워도우 스타터 먹이주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이탈리아 00 밀가루는 수분량 조절을 하는 게 약간 귀찮아서 그렇지 먹이주기 해보면 정말 괜찮은 밀이라는 걸 느낄 수밖에 없다.

 

 

공구 진행하기 전에 이탈리아 밀로 바게트 구울 수 있냐고 물어보는 분이 계셨다.

바게트용은 W 값이 250-310 수준으로 이탈리아 밀가루보다 식감이 더 단단하게 나오는 밀이다.

두 밀가루의 차이를 바게트와 포카치아의 차이라고 말하면 아마 쉽게 이해가 갈 것 같다.

 

 

 

P/L 지수는 밀가루의 탄력과 신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치다.

P는 신장성, L은 탄력성을 나타내고 P/L은 이 두 성질간의 비율을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이 수치가 너무 높으면 탄력성(L)이 지나치다는 뜻으로 빵을 만들면 다소 딱딱하고 단면이 촘촘하게 나온다.

탄력성이 너무 좋아도 작업성이 떨어져 빵 만들기 쉽지 않다.

 

 

 

반대로 P/L 수치가 너무 낮아도 빵으로서 모양새를 갖추기 어렵다.

신장성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미로서, 반죽이 늘어지고 끈적끈적해진다.

 

 

 

따라서 W와 P/L은 어느 한쪽이 일방 높은 것보다 둘 사이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다.

 

 

 

사실 북미의 강력분이나 중력분은 워낙 글루텐이 강해서 이런 수치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탈리아 밀가루는 용도별로 W 와 P/L 값을 따로 제품 포장에 적어두는 경우도 있을 만큼 매우 중요한 정보다.

 

 

 

 

루오타 유기농 이탈리아 00 밀가루의 경우W 값은 220/250, P/L 값은 0.55/0.60 이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이 범위값을 나타낼 때 가운데 줄표인 '-' 대신 슬래시 '/'를 사용하는 것 같다.

BREAD 책에 보면, 강력분으로 적합한 W 값을 250-375로 두고 있는데...

루오타 밀가루는 강력분 가능 구간의 딱 초입에 있는 셈이다.

 

 

 

 

파네토네용 밀가루의 W 값은 자료마다 다른데 내가 찾은 자료엔 310-320 이 적당하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보면 W가 390인 경우도 있다.

이런 수치는 이탈리아 밀가루만으로만 나오긴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아마도 마니토바와 같은 캐나다산 강력분, 혹은 그와 비슷한 밀가루를 어느 정도 블렌딩한 결과물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아무래도 달걀이나 버터 함량을 감당해야 하는 밀이다 보니 상당히 수치가 높다.

 

 

 

파네토네용 밀가루의 P/L 값은 0.50-0.60 정도 된다.

루오타 유기농 이탈리아 00 밀가루는 W가 파네토네용 밀에 못 미치지만 P/L은 포함이 된다.

개인적으로 루오타 밀가루 테스트하면서 신장성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한 수치를 받고 보니 본능적이어도 나름 타당했던 것 같다.

정말 정말 잘 늘어난다.

 

 

 

사워도우 스타터로 만든 팬케익 / 루오타 이탈리아 00 밀가루로만 만들었다

 

 

 

루오타 유기농 이탈리아 00 밀가루는 W 와 P/L 을 고려해 볼 때...

포카치아, 치아바타, 핏자와 같은 이탈리아 빵에 무난하고..

비가biga와 같은 사전반죽을 적절히 이용하면 포카치아 등등의 무른 반죽 외에 단단한 이스트 빵반죽도 잘 소화해낸다.

그 예가 미니 하드롤 레시피(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112).

요즘 이런 빵 레시피를 계속 테스트 중인데 포스팅이 밀려서 못 올리고 있다는...

 

 

 

W 값이 아주 높지 않기 때문에 제과류에도 잘 어울린다.

루오타 00 밀가루로 발효종 쿠키, 비스코티를 구웠는데 식감이 가벼워서인지 반응이 다르다.

간만에 발효종 팬케익도 구웠는데 기존에 썼던 밀과는 맛의 차이가 느껴진다.

 

 

 

각자 주력으로 굽는 빵이 있겠고 이탈리아 00 밀가루를 사용할 때 W와 P/L값을 감안하여 절절히 조절하는 것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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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아는 사람은 알지만 발효종 팬케익을 알고 나면 별별 화려한 스킬이 들어가도 일반 팬케익은 못 먹는다.

수플레, 생크림 등등 고급 팬케익 많지만 내 기준으론 밀가루 맛이라고 하는 범주를 항상 못 벗어난다. 

이걸 왜 먹냐는 우리 제부가 발효종 팬케익을 먹고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는 일화는 우리집 전설 중 하나다.

단, 사워도우 스타터를 잘 만들어야 하고, 스타터의 맛이 좌우하므로 밀가루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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