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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 도구 팁

컨벡션 오븐과 사워도우(1) – 컨벡션 오븐의 특징

by 필리젬마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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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벡션 오븐과 사워도우 2편은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8 클릭!

* 열선 오븐이 궁금하다면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73

 

 

 

스메그 본사의 천연발효종빵 강사로 발탁된 2014, 열심히 준비했으나 오븐으론 되겠다 싶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3 걸렸다.

한다고 나온 대신 다른 분이 가르쳤는데 모양을 보니 천연발효종일 있으나 사워도우는 아니었다.

 

 

2015년에 채식 카페와 협업으로 클래스를 열었고 카페에선 스메그를 썼으니 스메그와의 인연은 생각보다 질겼다.

우녹스는 직간접적으로 접하다 지금 공방에서 사용 중이고(지인의 물건임) 나는 한때나마 집에서 지에라를 적도 있었다.

지멘스, 가빈, 에카 등도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간간히 사용 후기를 듣는데 몇 가지 장단점은 알고 있으나 직접 사용해보진 못했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고 다루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같은 오븐을 두고도 완성도에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만 공통적으로 정리할 있는 컨벡션 오븐의 특징이란 분명히 있다.

 

 

최근에 테스트 해본 베닉스는 정말 할 말이 많은 오븐인데(긍정적으로)  좀 더 미뤄뒀다가 나중에 포스팅 할 예정이다

 

 

컨벡션의 문제점은 모두 열풍이라는 시스템 때문에 발생한다.

전기 절약이라는 장점을 제외하면 바람으로 구워진 결과물은 단점이 많다.

구워진 표면이 마른 느낌이다당연한 얘기일지도.

바람으로 말리는데 표면이 마르지 구워질까...

 

 

하다못해 열선 전기오븐이냐 컨벡션이냐에 따라 구운 단호박의 식감도 확연히 다르다.

그러니 빵은 하면 잔소리다.

열선 오븐에 구운 사워도우와 달리 컨벡션 오븐에서 나온 사워도우빵의 크러스트는 광택이 없고 질기며 두껍다.

 

 

열풍 때문에 굽는 시간이 빨리 단축되는 것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

열풍이 세기 때문에 굽는 시간이 단축되고 바람이기 때문에 겉을 말리면서 크러스트가 일찍 형성된다.

크러스트는 일종의 갑옷처럼 빵속을 가두게 되고 결국 수분을 증발시키지 못하는 속 크럼(crumb) 떡이 된다.

 

 

가르치면서 제일 어려운 문제가 바로 떡식감인데 떡식감을 어떻게 구분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설명하긴 어렵다.

마디로 말해 빵은 빵이고 떡은 떡이다.

시중에 파는 이스트빵은 제빵 과정상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이미 충분히 떡식감화 되어 있다.

이스트빵을 씹다 보면 떡처럼 치아에 들러붙고 나중엔 질겅질겅한 글루텐만 남아서 입안을 돌게 되는데 특히 유아들 이런 식감에 민감한 경우 먹다가 뱉어버린다(우리 조카가 그렇다).

 

 

사워도우빵을 씹었을 이렇게 치아에 녹아 들어붙고 질겅질겅 씹는 느낌이라면 구운 빵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

구운 사워도우빵은 촉촉하고 쫀쫀 혹은 쫀득한 식감이지 치아에 들어붙는 식감이 아니다.

치아에 들러 붙는 이런 사워도우빵을 두고 서구에서는 ‘gooey’하다는 표현을 쓴다.

 

 

외국의 제빵 포럼이나 우리나라 지식인과 비슷한 외국 사이트 가보면 잘못 구운 사워도우빵에 대한 표현  gooey라는 단어가 정말 자주 나온다.

친구들의 식문화에선 떡처럼 치아에 들러붙는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빵이 이렇게 나오면 질색을 한다.

 

 

이처럼 gooey하게 떡처럼 나온 빵에선 신맛이 강한 경향이 있다.

보통 신맛은 발효에서 오는 걸로만 생각하지만 아무리 발효가 되어도 굽지 못하면 기분나쁜 신맛이 자리한다.

오븐 온도가 낮거나, 굽거나, 익었지만 크럼이 축축하거나 떡같은 경우(주로 컨벡션에서 나타나는 케이스) 신맛이 강하다.

 

 

그럼 이런 빵이 노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식감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냉동실에 보관했다 상태 체크를 위해 시식한 떡빵(우녹스 샵프로) 여전히 떡이었고(냉동실에서도 노화는 진행된다) 실온에 두었던 지에라 떡빵은 시간이 지날수록 떡스러운 식감이 무게를 더했다.

 

 

지인은 오븐 때문에 떡빵을 해결하지 못해 항상 토스트를 해먹었으나 일반 전기오븐으로 바꾼 후부터 그냥 자연 해동시키거나 실온에 있는 빵을 그대로 즐긴다고 했다.

정도로 식감을 간파하는 분들은 씹히는 식감에 매우 예민하다.

 

 

오죽하면 우녹스로 떡빵만 굽다가 수업에 오신 화가 선생님께서 자기 빵은 길냥이도 먹더라며 인증샷을 보내셨을까.

인스타에 사진 올리고 빵 버린다는 분 얘기도 들었는데 본인이 눈썰미가 좋아서 사진만 봐도 떡빵을 분간하다 보니 아예 단면 사진은 스킵한다는 것. 

 

 

컨벡션 오븐으로 빵을 못 굽는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컨벡션으로도 잘 굽는 분들 만나봤고 그 빵도 먹어봤다.

거의 모두 오븐의 한계치까지 능력을 끌어올려 쓰시는 대단한 분들이었다.

뚜껑 열고 닫는 시간만 지키고 나몰라라 냅두는 열선 오븐, 가스 오븐과 달리 빵 나올 때까지 옆에서 지켜서서 온도를 올렸다 내렸다 바람을 껐다 켰다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게 컨벡션 오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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