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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사워도우 제빵팁

100% 발효종 - 이탈리아 밀가루

by 필리젬마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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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포스팅했던 포카치아는 발효종 수분량이 70%였다(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68).

말로만 듣던 이탈리아 밀가루의 신장성을 70% 발효종(사전반죽)에서 발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번엔 100% 발효종으로 만들어봤다.

똑같이 카푸토 쿠오코(Caputo Cuoco)로 만들어 봤다.

 

 

기공이 너무 작아서 사진 초점 맞추느라 애먹었다

 

 

이렇게 작은 기공은 아마 앉은뱅이밀 발효종 이후로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다.

연질밀답게 글루텐이 약하다.

발효종 먹이주기 후 병에 표시를 해두지 않아 눈대중으로 부피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지만 어찌됐든 두 배는 아니더라도 그 근처까지 오기는 한다.

 

 

윗면엔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수준의 기포가 올라온다.

이런 재료는 기공이 적당히 올라오고 좋은 냄새가 나면 발효를 바로 끊고 제빵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글루텐 약한 재료는 발효 피크를 찍고 주저앉는 속도가 중력분 혹은 강력분보다 빠르다.

상태를 잘못 판단해서 더 놔뒀다가 발효 피크를 놓쳐버리면 순식간에 주저앉아버린다.

발효 피크를 오래 버티지 못하므로 육안으로 봐서 괜찮다 싶으면 가차없이 발효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중력분이나 강력분으로 먹이주기 하면 온도가 높을 경우 3-4배까지 부푸는데 이는 강한 글루텐 때문이다.

글루텐이 너무 짱짱해서 과발효로 늘보가 된 발효종도 부피가 더 커질 수 있다.

호주산, 미국산, 캐나다산 강력분이 과발효에도 3배 이상 부풀 수 있는 글루텐을 갖고 있으며 이들 재료 외의 기타 잡곡들로 만든 발효종이 두 배 이상 폭주하는 케이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얼마 전에도 자신의 발효종이 예전만큼 4배씩 부풀지 않고 2배밖에(?) 안 된다고 걱정하는 케이스에 답변을 단 적도 있었다.

발효종 부피에 관한 정보는 대체로 강력분 혹은 중력분을 베이스로 한 얘기들이기 때문에 밀가루가 바뀐 후에도 같은 정보에 매달려 있으면 곤란하다.

 

 

이탈리아 밀가루 카푸토로 만든 100% 발효종 / 흡사 아직 완성되기 전의 발효종 상태 같은 느낌

 

 

이탈리아 밀가루 카푸토 쿠오코로 만든 100% 발효종과 지난번에 포스팅한 70% 발효종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수분량이 낮아지면 글루텐 짱짱한 강력분도 표면의 기공이 100% 수분량만큼 활발하게 올라오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탈리아 밀가루로 만든 70% 발효종만 유독 표면이 매끈해 보이는 건 아니다.

다만 수분량이 낮아졌기 때문에 부피 관찰은 훨씬 용이하다.

 

 

그에 반해 100% 수분량은 표면에 기포가 꽤 올라오기 때문에 육안으로 상태 관찰이 용이하지만 부피는 앞서 언급했듯이 두 배에 약간 못 미친다.

기공도 매우 작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하기 쉽다.

 

 

지난번 70% 발효종(사전반죽)에 이어 굳이 100%를 시도한 이유는 부피 관찰을 위해서가 아니라 글루텐 정도를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수분량을 줄이면 되직하기 때문에 반죽에 좀 더 힘이 붙는 건 사실이고 70% 발효종이 꼭 그랬다.

그러나 글루텐 약한 다른 곡물로 만든 70-75% 수준의 사전반죽과 비교해도 은근 글루텐이 나쁘지 않길래 체크할 필요가 있었다.

 

 

이탈리아 밀가루가 탄력성은 좀 후줄근해도 신장성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고 언급했었다.

100% 발효종으로 만들어 보니 힘에 좀 부쳐서 부피가 모자라긴 해도 나쁘지 않다.

70% 발효종(이탈리아 밀가루)은 섞을 때 힘드는데 100%는 유기농 강력분으로 만든 것과 비교해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탄력이 느껴진다.

100% 스펠트 발효종만 해도 물에 넣고 주걱으로 몇 번 휘저어주면 금방 퍼져버린다.

탄력이 떨어져도 신장성이 좋으면 이런 차이가 생길 수 있는지 신기하다.

글루텐이 형편없는 독일 백밀가루(미안~)나 맛있다는 프랑스 T55, T65와 비교해도 이탈리아 밀가루만의 매력은 정말 독특하다.

 

 

********

 

비싼 밀가루로 언제 완성될 지 알 수 없는 발효종을 만드는 데 비용을 들이지 않는 것이 낫다.

따라서 이탈리아 밀가루로 굳이 발효종을 새로 만들기 위해 애쓰지 않도록 한다.

이미 다른 종류의 발효종을 키우고 있다면 그냥 소량 덜어서 여기에 이탈리아 밀가루로 먹이만 바꿔주는 것이 경제적이고 또 안정적이다.

나 역시 기존에 키우고 있는 밀가루 발효종에 먹이만 바꾸고 있고 계속 키우다 보면 이탈리아 밀가루로 정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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