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빵 도구 팁

베닉스 컨벡션 오븐에 대하여

by 필리젬마 2021. 3. 20.
반응형

 

* 스메그 올인원 터치 오븐 쓰기 전까지는 가장 사워도우에 적합한 오븐이 베닉스였다

  따라서 그 당시 기준으로 썼던 포스팅임을 참고할 것
  스메그 올인원 터치 오븐으로 사워도우 굽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를 클릭!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133 

 

스메그 올인원 터치 오븐 - 사워도우 굽는 법

사워도우를 컨벡션에서 잘 굽는 방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열풍의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방식을 고안할 것." 관련해서 지금까지 포스팅 했던 내용은 아래를 참고하면 된다. - 컨벡션 오

outofthekitchen9.tistory.com

 


 

 

자료 뒤져보니 베닉스 오븐 외관에 대해서는 사진을 따로 남겨둔 게 없다.

또 회사를 방문해서 테스트를 하고 리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코로나 이후 중단한 이래 다시 갈 방법이 묘연하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고 계시는 터에 부족한 자료라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다.

베닉스 오븐 사용법은 리뷰 전문 블로그 활용하시면 되겠고...

 

 

 

현재까지 써 본 컨벡션 오븐 중 베닉스가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안겨주었다.

태생이 제과용인 컨벡션 오븐이 사워도우에 이 정도 퀄리티를 내기란 흔하지 않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므로 이점은 참고하도록 한다.

 

 

 

최근 스메그 올인원 터치 오븐에 맞는 하드 크러스트 레시피를 짜고 있다.

베닉스가 좋은 오븐이지만 스메그 올인원 터치 오븐은 컨벡션 오븐의 단점을 많이 커버했음을 부인할 순 없다.

관련해서는 여기를 클릭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128

 

 

 

 

1. 떡빵이 아니다

베닉스의 희한한 점이라면 썰면 떡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데 먹으면 떡이 아니다.

물론 모든 사워도우빵은 식기도 전에, 완전히 식지 않은 상태에서 썰면 모두 떡이다.

그래서 빵 퀄리티를 제대로 파악하고 싶으면, 빵맛의 고수의 되고 싶다면, 따뜻할 때 썰어선 데이터를 제대로 얻을 수 없다.

사실 베닉스 회사에서 테스트 할 땐 한겨울이다 보니 발효에 시간을 너무 끌어서 빵을 다 구운 후 식을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별 수 없이 따뜻한 채로 갈라서 세미나 멤버들끼리 소분하여 각자 피드백을 주기로 했었는데 한결같이 떡진 맛이 아니라고 놀라워했다.

 

 

 

2. 큰 빵도 구울 수 있다

향상되었다고 하는 우녹스 샵프로도 큰 빵은 굽기 어려운 걸로 안다.

다른 포스팅에도 썼지만 우녹스 샵프로로 구운 사워도우빵이 엄청 작았는데 떡이었고 그런 크기로 두 개를 굽는다는 분더러 1개로 줄이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었다.

지인은 지에라로 사워도우 구울 때 300그램 전후로 1개만 굽는다(이 얘기도 벌써 몇 번째).

보통 내 레시피가 총반죽 무게 500그램 전후인데 그 정도 사이즈는 컨벡션에서 구우면 떡 나온다.

그러나 베닉스는 내 빵 사이즈를 그냥 굽는다.

 

세미나 멤버들과 첫 베닉스 테스트가 있었을 때 절대 반죽량 줄여서 가져오지 말라고 했었다.

내 빵 크기를 못 굽는다면 기타 컨벡션 오븐을 제치고 굳이 베닉스를 구입할 유인이 없으니까.

그날 기억에 김경란 아나운서가 진짜 어마어마한 크기로 반죽을 가져왔었는데(내 지인들 중 그 큰 반느통 다 채운 사람 첨 봤다, 그것도 두 개나 가져옴) 베닉스가 그걸 구워내더라.

 

물론 우녹스, 스메그, 지에라도 큰 빵 굽기는 한다.

속이 떡이라서 그렇지... 떡이 안 되려면 작게 구워야 한다는 뜻이다.

베닉스는 크게 구워도 떡이 되지 않는다.

 

 

 

3. 빵 여러 개 구워도 떡지지 않는다.

boul 성형한 원형 사워도우는 부피가 워낙 크니까 두 개 굽기는 어렵지만 타원으로 성형하게 되면 두 개 이상 가능하다.

300그램짜리 두 개만 구워도 떡 되는 컨벡션인데 내 빵 크기로 두 개 이상 구울 수 있다면 적어도 카페에서 대량 생산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 규모의 빵을 구워내는 것이 목표인 분들에겐 베닉스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4. 크러스트가 얇다

베닉스와 우녹스 삽프로는 가스 오븐이나 전기 오븐 수준의 두께로 크러스트를 구워낸다.

특히 구형 우녹스와 스메그는 구형 지에라와 비교해서 유독 껍질을 강하고 두껍게 구웠다.

그 당시 지에라의 장점은 딱히 단점도 장점도 없는 것이 장점이라는 농까지 있었을 정도.

우녹스와 스메그 구형은 센 열풍 때문에 굽는 내내 적당히 굽는 것 없이 끝장을 낼 듯이 크러스트를 말려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게 구운 빵은 크러스트 아래 하얀 크럼까지도 마른 상태여서 크러스트 전체 두께가 어마어마했다.

수업 때 스메그로 구운 숙제빵 썰면서 손목 나가는 건 둘째치고 칼이 안 들어가서 자칫 다칠까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있다.

 

 

 

여기까지는 베닉스가 지닌 장점들.

하지만 단점도 있다.

 

 

 

 

1. 바삭하지는 않은 크러스트 

크러스트는 얇은데 바삭하지는 않다.

이는 신형 모델인 우녹스 샵프로도 마찬가지.

얇기는 한데 물렁하고 강력분 베이스의 팽 오 르뱅이다 보니 물렁한 크러스트는 씹을 때 질긴 식감을 준다.

그나마 얇기 때문에 물렁하고 질겨도 씹기에 나쁘지 않다.

속 크럼이 떡지지 않는데 크러스트 물렁한 것 쯤이야 개인적으론 큰 흠이라 생각은 안 한다.

아쉽긴 하지만...

 

 

2. 어차피 컨벡션은 컨벡션

컨벡션 오븐으로 사워도우를 구우려면 몇 가지 과정상 주의 사항이 있다는 것쯤 다들 아실 듯.

오븐스프링 동안 열풍 꺼야 된다.

오븐스프링 끝난 후엔 부지런히 열풍 조절을 해줘야 한다(기능을 껐다 켰다 온도를 올렸다 내렸다~)

스팀 기능 사용하면 안 된다.

자갈을 데워 뜨거운 물을 부어 스팀을 써야 한다(자갈이라는 부수적인 도구가 필요하다)

예열 시간이 길다(1시간 이상).

베이킹 스톤이나 무쇠팬은 반드시 써야 한다(컨벡션이기 때문에 더더욱 써야 한다).

 

컨벡션 열풍과 열선 오븐의 대류열을 비교하면 후자가 사워도우 베이킹엔 더 적합하다.

전자는 바람만 뜨겁지 컨벡션 기능 꺼버리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예열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바람 끄면 오븐 온도가 순식간에 주저앉는다.

 

베닉스도 오븐스프링 동안 바람을 꺼버리면 온도가 죽죽 내려가면서 10분 가량 지나면 185도까지 내려간다.

같이 테스트 한 멤버 중 업장 경험이 길고 재주가 좋은 멤버가 있는데 그의 표현에 따르면 베닉스는 오븐 압력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우리가 기계쪽 전문가들은 아니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베닉스가 가정용 오븐이 아니라 상업용 오븐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분명 참고할 만한 부분인 것 같다.

유명한 미베 오븐이 베닉스 회사쪽 제품이니까... 업장 하드 계열 굽는 분들에겐 꿈의 오븐이라 하더라만...

 

 

 

 

*********

 

컨벡션 오븐들이 예전 모델에서 탈피하여 최근 신모델도 출시되면서 분명 향상된 지점은 있다.

가령 간접적으로 테스트 결과를 알고 있는 우녹스 삽프로처럼...

개인적으로 스메그와 지에라 신모델에 대해서는 얻어 들은 정보가 없어서 좀 안타깝지만...

 

 

 

신형 스메그가 지에라처럼 윗불을 만들었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나는 굳이 기대를 거는 쪽은 아니다.

아래 위 열선 없는 베닉스는 열풍만으로도 그 정도 퀄리티를 내는데 어설프게 열선 달아봤자 지에라처럼 보조 기능에 불과하다면 사워도우빵 퀄리티가 눈에 띄게 달라지긴 어렵다.

 

 

 

카페에서 소규모로 사워도우빵을 생산하는 정도라면 베닉스 오븐은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최근 지인이 자기 고향으로 내려가 베이커리를 오픈하면서 제과는 딱 스콘 하나만 하고 나머지 4-5 품목을 모두 하드 계열 빵으로 생산 중인데 박텔 오븐을 산 것으로 기억한다.

독일 오븐인 박텔을 나는 안 써봤으나 독일 빵이 대충 어떤 지 짐작이 가는 분들이라면 하드 계열 빵에 박텔이 좋은 선택지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을 듯하다.

비싸다...

 

 

 

초창기 타르틴 베이커리(한남동)의 사워도우빵을 먹었을 때 그 큰 빵이 떡지지 않고 크러스트도 얇아서 어떻게 생긴 오븐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요즘은 예전같지 않다는 소문이 종종 들려오곤 하는데 안 먹어봐서 모르겠고... 그런 식사빵이 한국에서 잘 된다는 게 이상하긴 하다.

한국에 왔던 로버트슨 본인이 자기 입으로 한 얘기이기도 하고... 

 

 

 

사워도우빵이 많이 알려진 건 좋지만 수업 때 하도 사다 주셔서 시식해 본 업장 사워도우빵 중 떡식감이 대부분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업장이나 카페 하실 분들 혹은 하시는 분들은 떡식감을 없애야 맛있는 빵이라고 소문날 가능성이 높다.

대중이 몰라서 못 먹는 게 아니다.

한 입 먹어보니 묵직하고 떡 같은 느낌이라 부담스러운데 거기다 대고 건강 건강 해봐야 몇 번 시도하고 나면 차라리 식빵 건강히 먹자로 돌아서게 된다.

e클래스 수강하신 분들 경험담 들어보면 제대로 구운 사워도우빵 한 번 드셔본 분들은 퀄리티 칼 같이 평가한다.

소견이긴 하나 대충 이런 맛이 사워도우라고 둘러대기 보다 제대로 만들어서 알린다면 업장에도 득이고 사워도우빵에 대한 인식에도 좋은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