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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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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빵 기공 개인적으로 빵 레시피를 짤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블렌딩이다. 블렌딩도 내맘대로 섞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그 기준을 글루텐에서 찾는다. 통밀, 호밀, 앉은뱅이밀, 금강밀, 검은밀, 그 무엇을 쓰건 간에 베이스로 가져갈 주재료의 글루텐 수준에 따라 결과물은 대체로 예상 가능하다. 기공 큰 빵 먹고 싶은데 통밀 발효종이나 호밀 발효종 쓰면 곤란한 것처럼, 미쉬 브레드에 강력분을 많이 넣으면 안 되는 것처럼, 빵 단면을 원하는대로 조절하고 싶다면 글루텐을 살려주기 위한 블렌딩, 글루텐 기를 꺾기 위한 블렌딩에 신경써야 한다. 포스팅했던 앉은뱅이밀 사워도우 재료 중 금강밀 백밀이 바닥나서 후다닥 레시피를 짜긴 했는데... - 앉은뱅이밀 사전반죽(금강 통밀 발효종 10그램 + 앉은뱅이밀 45그램) - 본.. 2020. 11. 22.
검은밀 * 검은밀을 활용한 레시피는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88 참고 검은밀은 농가밀로만 생산되고 있으며 생산량이 많지 않다. 1년 꼬박 눈 빠지게 기다렸는데 어느 해는 멧돼지가 다 먹어버려 흉작이었던 때도 있었고... 어느 해는 1년 꼬박 기다린 보람도 없이 판매 시기를 깜빡하는 바람에 울었던 기억도 있고... 좌우간 정줄 딱 붙잡고 6-7월에 구입하지 않으면 이듬해까지 기다려야 하는 귀한 재료다. 작년에 정줄 놓다가 판매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내가 비교할 수 있는 건 재작년 검은밀과 올해 검은밀이다. 보통 햇밀을 판매한 후 그 이듬해 초에 보관해 둔 밀 일부를 풀어 판매하기도 한다. 재작년에 산 검은밀은 분명 햇밀을 샀던 것 같은데 기억이란 게 신뢰도 제로다 보니 .. 2020. 10. 20.
앉은뱅이밀 사워도우 우선 밝히자면 100% 앉은뱅이밀만 사용한 건 아니다. 비중으로 봐서 가장 많다는 것일 뿐이다. 사워도우를 구워내던 초보자 시절에 제일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있었는데... 통밀이나 호밀을 별로 넣지도 않았으면서 통밀빵, 호밀빵이라고 부르는 게 사기같이 느껴졌었다. 제빵을 계속 해보니 다 이유가 있다. 내 기준으론 소비자 입맛이 가장 큰 고려 사항인 듯 싶다. 제대로 된 통밀빵, 호밀빵을 만들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먹지 않는다. 사워도우 덕후라는 분들도 수업에 와선 흰 사워도우빵 위주로만 골라 먹고 간다. 그러니 대중은 오죽하겠나. 호밀 17%만 들어가면 굳이 예민한 입맛이 아니더라도 손이 가지 않으니 시중에서 10% 언저리로만 통곡물을 배합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두번째 고려 사항은 제빵성이라고 생각한.. 2020. 10. 20.
오토리즈는 얼마나 길어야 할까? 수업 때 나온 얘기들 중 금과옥조같은 내용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적당한 오토리즈 시간이다. 오토리즈를 길게 두니 빵이 잘 나온다는 글을 블로그에서 읽었다는 분이 계셔서 여러가지 얘기가 오갔던 기억이 난다. 오토리즈 시간이 길어지면 정말 빵이 잘 나올까? 이 주제는 벤치타임 포스팅(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30), 얼마 전 올린 반죽 관련 포스팅(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27)과도 서로 연관이 있다. 우선 오토리즈가 길어야 하는 상황은 이런 경우다. 1. 수분량이 많은 반죽 2. 필요한 늘여접기 이외 기계반죽이나 기계반죽에 준하는 손반죽이 거의 없는 경우 3. 수분 흡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료 배합(soaker혹은 p.. 2020. 9. 5.
아인콘 18% 단백질 함량의 비밀 아이콘은 고대밀이어서 개량밀과는 글루텐 차이가 어마무시하다. 그래서 너무도 당연하게 아인콘은 글루텐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적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이 지점에서 뒤통수를 맞는다. 오늘 주제는 최근 올렸던 단백질 함량 및 제빵성에 대한 글과 맞닿아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23 위 포스팅에도 적었지만 아인콘은 단백질 함량이 18%나 된다. 오트(귀리)도 17% 가량 되고 스펠트는 14-15%, 파스타에 쓰이는 듀럼밀도 13-14%다. (이상 EINKORN, p.3 발췌) 언급한 곡물들은 하나같이 강력분 글루텐에 미치지 못하고, 글루텐 수준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귀리는 아예 없다. 그래서 지난번 포스팅에 단백질 함량으로 제빵.. 2020. 8. 12.
프랑스밀 회분율 글루텐 수치에 따라 밀을 나누는 건 북미 대륙을 중심으로 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박력분, 중력분, 강력분이 이에 해당된다. 영어로 각각 cake flour, all purpose flour, bread flour라고 하는데 유명한 모 사이트 해외직구 코너에 킹아더 강력분을 팔면서 '빵가루'라고 번역해 놓았길래 바로 고객센터에 클레임 넣었던 기억이 난다. 번역기 돌려서 육회를 6 times로 번역한 어처구니와 하나도 다를 게 없었던... 참.... 어쨌든... 유럽 대륙은 회분율로 밀가루를 표시한다. 회분율이란 밀가루를 태워서 남은 재의 무게를 재서 비율로 표시한 건데 밀기울이 많이 포함될수록 재가 더 많이 남는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대표적인 곳이 독일이나 프랑스이며 전자는 호밀의 나라답게, .. 2020. 8. 10.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제빵성이 좋다? e클래스 질문을 받다가 오간 문자 중 밀 단백질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T45의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제빵에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제품 상세 정보에 나와있는 영양소 함량까지 보내주셨는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단백질 함량이 왜 높은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고.... 내가 알고 있는 건 프랑스밀 T45는 제과용이며 단백질 비중이 8.5%-9.5% 사이라는 것(미국 USDA 기준으로 연질밀은 단백질 10%선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T55와 T65는 그보다 단백질 함량이 더 높다는 것(각각 11-12%, 12-13%) 요정도다. 위 사진은 전량 T45로만 구운 빵이 아니건만 후반부 230도 고열에도 색이 거의 나지 않았다. 글루텐이 약해서 볼륨도 작고 쿠프도 나오다 말았는데 대충.. 2020. 8. 10.
High Extraction Flour BREAD 책에도 High Extraction Flour를 사용하는 레시피가 소수 나온다. TARTINE NO.3에는 아예 이 밀을 주재료로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밀가루는 아니다. TARTINE 책 레시피에 쓰인 High Extraction Flour는 대략 85% 제분율을 보이는 밀가루다. Extraction은 책에도 설명이 나와 있듯이 밀에서 전분에 해당되는 배젖(endosperm)을 포함, 가능한한 뽑아낼 수 있는 밀의 제분 정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볼 수 있는 하얀 밀가루는 제분율, 즉 extraction rate가 70 - 75%인데 TARTINE NO.3에서 사용된 밀은 85%라는 얘기다. 그 얘긴 하얀 배젖 외에도 겉껍질에 가까운 어둡고 거친 입자 부분까지 포.. 2020. 8. 8.
작은 기공도 죄가 되나요? 지인이 기공 작은 빵을 구워 판매하다가 소비자로부터 아쉬운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충분히 설명을 들은 소비자도 수긍했다는 얘길 들어서 다행이었지만 보는 기준이 기-승-전-기공인 것 같아 좀 씁쓸했다. 지인이 굽는 빵은 기공이 작게 나오도록 짠 배합인데 재료 특성 때문에 기공이 작은 빵이 정상인 경우도 있지만 큰 기공을 일부러 작게끔 만들 수도 있다. 사워도우라고 하면 기공 큰 빵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99%다. 특히 통밀빵, 호밀빵 수업 때 재료에 따른 기공 차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해 드리는데 귀가 후 숙제빵 굽고 나면 수업 때 얘기 홀라당 잊어먹으시고 내 빵 왜 이러냐고 문자 날아오는 경우도 흔하다. 기준이 모두 타르틴 책에만 맞춰져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한다. 타르틴 스타일의 빵은 기공.. 2020.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