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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분에 대하여 (6) - 유기농 호주산 골드코스트 골드코스트는 여지껏 써 본 유기농 강력 중 백설이나 곰표 같은 종류에 가장 가까운 느낌? 입자도 가볍고 많이 희다. 발효종으로 만들어 보면 터키 벰탯과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야들야들… 하늘하늘…. 벰탯에서 옮겨탄 분들 중 다루기 어렵다는 분도 있고 반대로 빵이 너무 잘 된다는 분도 있고… Case by case. 라우키로 호떡 굽고 벰탯으로 작품 굽는 지인도 있는 만큼 제빵에서 정답은 없다. 내 손에 맞으면 장땡. 골드코스트 다루기 어렵다는 분들은 발효종은 벰탯으로 키우되 본반죽 강력분만 골드코스트를 쓰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다. 특히 쿠프 잘 터지고 기공도 시원하고 좀 더 가벼운 느낌을 준다. 발효종까지 골드코스트를 쓰게 되면 전체 수분량이 좀 줄어드는 경향이 있고 벰탯 섞였을 때보다 반죽이 더.. 2020. 5. 4.
우리밀, 수입밀로 대체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는 안 된다’. 이 사실을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한 번이라도 대체해 본 분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우리밀을 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신토불이 때문에 쓰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애국심이 있어서 먹는 것도 아니다. 그냥 맛있어서 먹는다. 물론 이 맛있다는 기준은 우리가 아는 강력분 베이스의 빵과 거리가 멀다. 우리밀 수업 때 유독 잘 드시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 유별나게 잘 드시던 팀도 있어서 뿌듯했던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우리밀이라니까 수업에 오셨다가 시식 후 생경하단 표정을 읽은 적도 있고… 일반 사워도우 수업(수입밀 베이스) 때 아무말 없이 우리밀과 섞어서 빵을 대접하면 귀신같이 우리밀만 피해다닌다. 귀신은 속여도 입은 못 속인다. 우리밀과 수.. 2020. 4. 25.
과일 발효종을 위한 변명 – 너는 누구냐?! 수업 때마다 늘 맞닥뜨리는 케이스가 있다. -> 다른 클래스에서 천연발효종 수업을 듣고 빵 만든 지 1년 이상 됐다 -> 발효종을 분양받았고 먹이주기 1:1:1 유지, 그 이상 비율로 먹이면 발효되지 않는다 -> 빵 발효가 잘 안 된다 이런 케이스를 만날 때마다 나는 늘 같은 얘기를 꺼낸다. 1.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천연발효종빵과 서구의 사워도우빵은 다르다 2. 액종, 즉 과일(혹은 현미)로 만든 발효종과 사워도우 발효종은 다르다 3. 1:2:2 이상 먹이주기 했을 때 부풀지 않는다면 빵을 발효시키지 못한다(반드시 이스트 필요) 액종은 계속 키우는 개념이 아니다. 두 세 번 빵 만들다 보면 점점 발효력이 떨어지는 걸 쉽사리 느낄 수 있다. 신맛이 나니까 사워도우 아니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봤는데 이스트 빵.. 2020. 4. 10.
컨벡션 오븐과 사워도우(2) – 스팀기능? 동판? 스텐판? * 컨벡션 오븐과 사워도우 1편 포스팅은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7 클릭! * 열선 오븐이 궁금하다면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73 작년 11월에 있었던 코엑스 전시장에서 우리나라에 이름 제법 알려진 수입 오븐 회사들이 오로지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업체 직원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니 기승전빵! 그것도 천연발효종빵 – 나는 이 단어 억수로 싫어하지만 제빵 업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이 말 자주 쓰니까 – 내 식으로 말하면 사워도우빵에 사활을 건 것 같았다. 사워도우가 매니아층에 알려지기 시작한 초창기엔 컨벡션에서 쿠프 쫙 벌어진 사워도우빵 4개(크기도 장난아닌)가 쏟아져 나오는 인스타그.. 2020. 4. 8.
컨벡션 오븐과 사워도우(1) – 컨벡션 오븐의 특징 * 컨벡션 오븐과 사워도우 2편은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8 클릭! * 열선 오븐이 궁금하다면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73 스메그 본사의 천연발효종빵 강사로 발탁된 게 2014년, 열심히 준비했으나 이 오븐으론 안 되겠다 싶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3주 걸렸다. 안 한다고 나온 후 대신 다른 분이 가르쳤는데 빵 모양을 보니 천연발효종일 순 있으나 사워도우는 아니었다. 2015년에 채식 카페와 협업으로 클래스를 열었고 그 카페에선 스메그를 썼으니 스메그와의 인연은 생각보다 질겼다. 우녹스는 직간접적으로 접하다 지금 공방에서 사용 중이고(지인의 물건임) 나는 한때나마 집에서 지에라를 쓴 적도 있었다. 그 외 지멘스, 가빈, .. 2020. 4. 1.
강력분에 대하여 (5) – 터키산 유기농 강력분 벰탯 강력분의 질을 고려하는 여러 요소 중 제빵성과 풍미,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풍미를 고르겠다. 미국의 제빵사인 라인하트의 책을 읽다 보면 풍미 지상주의자인 그의 철학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풍미, 풍미, 그리고 풍미. 밀가루와 소금 외에 다른 옵션이 많지 않은 사워도우라면 제빵성도 제빵성이지만 맛있는 밀을 찾는 데 더 집중될 수밖에 없다. 터키 벰탯으로 만든 사워도우를 처음 구웠던 날, 누룽지 냄새에 많이 놀랐다. 이젠 너무 익숙해진 내 빵에 무슨 맛이 나는지 모르는 날이 더 많아진 요즘, 세상 이런 풍미도 있구나 싶은 그런 향과 맛이다. 바스락 부서지는 얇은 크러스트와 단맛과 구수한 맛이 한번에 몰려드는 두툼한 풍미, 담백한 크럼 구석구석까지 퍼진 기공 덕분에 식감도 가볍다. 진한.. 2020. 3. 24.
강력분에 대하여 (4) - 유기농 강력분 라우키(호주산) 돌이켜보면 라우키 강력분으로만 빵을 만든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발효종은 터키 벰탯, 본반죽은 라우키 강력분, 이런 식으로 주로 섞어 썼던 걸로 기억하고 그것도 한 1년 간신히 쓰다가 관두었다. 이제 더 이상 라우키는 수입이 되지 않고 짤막한 기사 한 줄에 의하면 유기농 수입품에 대한 우리나라 기준이 바뀌면서 호주산 제품 일부가 기준에 적합치 않게 나왔다고 한다. 그 중 밀가루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엄청 희미한 이 기억이란…) 어쨌든 기사만으로도 라우키 강력분을 쉽게 떠올렸고 사실이라고 들었다. 기준은 잡기 나름이니까 라우키가 하루 아침에 불량식품이 된 건 아닐 거라 믿고... 라우키의 수입 중단으로 지금은 없는 ‘터키 벰탯 vs 호주 라우키’ 난상토론이 가끔은 그립다. 유기농 강력분 가운데 눈.. 2020. 3. 22.
강력분에 대하여(3) - 유기농 강력분 키알라(호주산) 호주산 강력분 키알라를 썼을 때 맥선 강력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유기농은 정녕 생산 과정만 관심사일 뿐, 맛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는 뜻인지 아리송하기도 하고… 혓바닥이 둔해서 어느 지점이 맛있는 포인트인지 딱 부러지게 말하기도 어려웠고… 수업을 오픈했으니 유기농을 쓰긴 써야겠고 생각만큼 맛은 안 나고 고민이 많았다. 솔직히 2011-2014년까지 주구장창 써왔던 곰표 강력분이 더 맛있는 것 같았다. 여담으로 수업 때 만난 30대 청년 베이커가 시중 3대 브랜드 중 곰표가 젤 맛있다고 하는 바람에 박장대소하며 감동받은(진짜로!!!) 기억이 난다. 나의 초짜 시절을 함께 한 재료에 대해 누군가 동조해주는 데서 오는 안도감 같은…??? 내 책, ‘논픽션 사워도우’에 실린 레시피 중 호주산이라고 적힌 강력.. 2020. 3. 18.
강력분에 대하여 (2) - 유기농 강력분 맥선 클래스에서 간혹 농담조로 하는 얘기가 있다. 수업 때 유기농 강력분을 쓰는 이유가 생색내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사워도우 제빵에 처음 발을 들였을 시절, 유기농은 꿈도 못 꿀 재료였다. 일단 가격이 만만치 않고 아직 실력도 없는데 무슨 배짱으로 성공을 장담하고 빵을 만들 수 있을지 자신도 없었다. 사워도우빵 만들어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 빵은 어중간한 결과물이란 게 없다. 도 아니면 모, 먹을 수 없는 실패작이거나(첨엔 아까워서 먹다가 나중엔 버린다)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성공작이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초보 시절엔 시중 강력분으로라도 안정적인 빵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하는 데 집중했다. 처음으로 접했던 유기농 강력분은 맥선에서 나온 10킬로짜리 제품. 가정용으로 20킬로 포대를 준비한다는.. 2020. 3. 17.
강력분에 대하여 (1) - 만만~한 시중 브랜드 강력분 사워도우는 재료를 많이 탄다. 발효종, 스타터, 사전반죽, 그 무엇이건 간에 밀가루 100%가 아니라 수분이 섞인 일종의 반죽(dough)이라는 점이 반죽(kneading)을 예민하게 만드는 1차적인 이유가 된다. (한국어는 dough와 kneading을 가리키는 말이 왜 다 ‘반죽’일까… ) 클래스에 오시는 분들이 재료에 대해 많이 물어보시고 나도 나름 성실하게 답변해드리고 있지만 한 번쯤 간단하게 정리를 해두는 것도 좋겠다 싶어 알음알음 적어나가보려 한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가 되는 강력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백설, 곰표, 큐원 강력분은 제분 상태가 매우 고와서 수분량을 생각보다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정수 개념으로 물을 추가하면 주는대로 계속 흡수하는 것도 이들 제품이.. 202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