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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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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료는 어디까지가 적정선일까? "저는 호두를 너~무 좋아해서... 빵에 좀 많이 넣고 싶어서... 이보다 더 많이 넣고 싶은데요." 처음으로 클래스를 열었을 때 견과류 빵을 만들면서 들었던 얘기다. 내 레시피에 들어간 호두 양이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많이 드시라고 했다. 다들 깔깔 웃었다. 10년 전쯤 어느 블로그 포스팅에서 견과류를 엄청나게 넣은 빵을 본 적이 있다. 직접 만든 게 아니라 배달로 구입한 유명한 빵집 제품이라 소개했던데 브랜드 이름은 없었다. 안타깝게도 호두가 너무 많아 발효가 거의 안 된 천연발효종 빵이었다. (그 당시엔 사워도우는 팔지 않았고 대체로 건포도나 무화과로 만든 과일액 천연발효종이 대세) 발효도 안 된 생 밀가루 반죽에 가까워 보이는 그 빵을 맛있다고 포스팅한 분은 위장 튼튼하게 타고.. 2022. 1. 24.
차전자피 검은밀 사워도우 * 검은밀에 대한 포스팅은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42 참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내겐 검은밀처럼 쓰기 어려운 재료도 없다. 콕 찝어 검은밀이라기 보다 통밀가루 자체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예전에 롤러와 스톤 그라운드 방식의 제분에 차이가 있다고 포스팅을 했었는데... 정확하게 직접 눈으로 제분하는 걸 본 적이 없어 대강 짐작만 가능할 뿐이지만 롤러 방식이라 추측되는 입자가 아무래도 제빵에 편하다. 빵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검은밀처럼 스톤 그라운드 방식이 확실해 보이는 입자들은 배합률 높여서 빵 만들기가 쉽지 않다. 물론 빵이 되기야 되지만 기존에 알고 있는 빵이라는 기준에 들어 맞지 않는 형태가 나온다. 씹기.. 2021. 10. 12.
이스트 1g을 재고 싶을 때 홈베이킹을 막 시작했을 무렵, 이스트 빵을 만들 땐 초미량을 잴만한 이유가 거의 없었다. 보통 6 - 7g씩 팍팍 들어가는 이스트를 줄줄 부어가며 계량했었으니까. 하지만 사워도우를 하다가 가끔씩 이스트를 넣어야 할 경우라든가 얼마 전처럼 풀리쉬를 만들 경우엔 계량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바짝 열 올리며 부모님의 등산 간식용 식빵을 구워대고 있는데 베이킹 완전 초보였을 때보다 지식이 쬐끔 늘고 보니 굳이 이스트를 그렇게 많이 넣어야 할 필요가 없는 듯하다. 빠른 시간내에 빵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스트를 많이 쓰는 것일 뿐, 이스트를 적게 쓸수록 발효 시간이 충분해서 풍미가 강해지고 빵에서 이스트 냄새도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이스트 양이 줄면서 계량하기 고약해진 점은 있다. 미국에 .. 2021. 8. 10.
발효가 정상적인데도 두 배 이상 부푼다? 날이 더워지면 발효종 발효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제일 많이 애용하는 시간대가 취침 시간이다. 밤에 먹이주기를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작업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잠시 냉장고에 둬도 괜찮다. 보통 식구들 등교, 출근 시간과 겹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발효종 상태 확인 후 냉장고에 둘지 그냥 놔둘지 결정한다. 발효가 끝난 상태라면 바로 냉장고에 두었다가 식구들 다 나가고 나면 그제야 꺼내서 제빵 준비를 한다. 냉장고에 잠시 들어간 사이 부피가 살짝 꺼질 수 있으나 실온에 잠깐만 두면 요즘 같은 날씨엔 20분만 지나도 바로 작업 가능하다. 발효종이 과발효 되면 부피가 꺼지기 마련인데 온도가 도와주면 부피가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재료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가령 웬만해선 유기농 강력분을 먹인.. 2021. 6. 14.
열선 전기 오븐, 사워도우에 속 편한 도구 * 컨벡션 오븐이 궁금하다면... 1편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7 2편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8 하도 컨벡션 오븐에 애로사항이 많다 보니 시리즈로 컨벡션 오븐 관련 글은 많이 쓰면서 제일 속 편한 열선 전기 오븐에 대해서는 어디서든 포스팅을 거의 안 해 본 것 같다. '좋은 오븐(=컨벡션)'이 예전보다 많이 대중화 되었기 때문에 사워도우빵이 점점 대중화되는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좋은 오븐이라는 기준은 내가 주력으로 무슨 베이킹을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는 게 좋겠다. 비싼 오븐이 꼭 좋은 오븐인 건 아니다. 외국계 컨벡션 오븐 회사에서는 카페도 아닌 일반 가정에 놓으려고 그렇게 육중한 자기네 제.. 2021. 5. 4.
이탈리아 밀가루는? 연질밀 vs 경질밀 ** 파네토네 제빵 원리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참고 https://outofthekitchen9.tistory.com/62 이탈리아 밀가루 카푸토를 쓰면서 제품 설명에 붙은 soft wheat라는 말에 무릎을 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탈리아 밀가루를 이제 접했지만 벌써 50% 정도는 이해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유럽 제빵은 소위 그쪽 표현으로 strong flour에 대한 로망이 매우 크다. 왜냐... 유럽은 연질밀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 북미에서는 강력분을 strong flour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렇게 쓰면 완전 콩글리쉬에 가까울 뿐이다. 미국에서 강력분은 bread flour(빵용), 중력분은 all-purpose flour(다목적), 박력분은 cake flour(케익용)라 불린다. 워낙.. 2021. 5. 1.
곰표 강력분을 다시 쓰다 사워도우 처음 시작할 때 썼던 제품이 곰표 강력분이었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외국 유기농 밀가루가 지천에 널렸던 것도 아니었다. 그 와중에 호주산 브랜드는 일찍부터 들어와 있었지만 그때 썼던 키알라는 (내 기준에) 사워도우 깜빠뉴 계통엔 그닥~ 맥선도 별로~ 그래서 벰탯을 알게 되기 전까진 꾸준히 곰표를 썼었다. 요즘은 곰표 중력분이나 보이지 강력분은 모두 온라인으로 들어가버린 듯하다. 아무리 찾아도 백설 강력분은 있어도 곰표 강력분은 수퍼에서 쉽게 찾을 수 없다. 예전 수업할 때 부산에서 올라온 제빵사 청년이 있었는데 같이 얘기하다 보니 곰표 강력분이 화제로 올라왔다. 이제는 베이커리 사장님이 된 그 청년은 자신이 써 본 일반 수퍼 브랜드 중 곰표가 제일 맛.. 2021. 4. 22.
벌화분, 소화가 안 되는 이유 건강 식품 중 그 효능을 보면 만병통치약 아닌 식품이 어딨겠냐만 벌화분도 예외는 아니다. 식구들끼리 같이 먹자고 동생이 주문해서 부모님댁까지 포함, 벌화분을 이래저래 먹어보려 시도했으나 옆구리 찔러 물어보니 냉동실에서 몇 년 째 소비도 안 되면서 공간만 점령 중이라 한다. 집집마다 다 똑같다. 이유는 단 하나. 소화가 안 된다. 벌화분(bee pollen)의 섭취 방법을 찾아보면 하나 같이 어디 섞어 먹으라는 말 외에 그 이상의 정보는 없다. 그 와중에 딱 한군데 티스토리 포스팅 하나가 원하는 답을 써놨다. 친절하게 링크도 걸려 있어서 결국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 영어 논문을 뒤적거리는 기염을 토했다. 벌화분이 섭취 가능하려면 세포벽이 깨져야 하는데 우리 신체의 소화액으로는 그 세포벽을 분해할 수 .. 2021. 4. 16.
버터밀크 파우더, 탈지분유 맛이 싫다면 시도해 보자 '버터밀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아마 우유와 레몬즙 아닐까 한다. 미국에서 버터밀크가 지천에 널려 있을 때 단 한 번도 사서 써볼 생각을 못했나 몰라. 그땐 버터밀크 없으면 우유에 레몬즙이나 식초 넣어서 만들면 된다길래 그런 걸 굳이 사서 쓸 필요가 있나 하는 무식한 생각을 했더랬다. 버터밀크가 발효한 우유라는 걸 알았으면 진작에 썼겠지. 하다못해 그냥 팬케익도 진짜 버터밀크와 짝퉁 우유식초와는 비교 대상이 안 된다. 제과제빵 좀 한다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우유+레몬즙=몽글이 우유'는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진짜 버터밀크의 상태만 이미테이션 한 것. 생물학적으로 발효가 진행된 버터밀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2015년쯤 집에서 버터밀크를 직접 만들었던 한가한 그때. 물론 젖산균을 따로 .. 2021. 4. 15.